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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프로야구] 선발 투수로 또 한 번 부활 꿈꾸는 LG 봉중근






투수에게 선발과 불펜에서 모두 빼어난 성적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물론, 초창기 프로야구에서 선발투수로 마무리 투수로 함께 활약한 선수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투수 분업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선수층이 부족한 탓에 무계획한 등판이 많았다. 최근 선발과 중간, 마무리 투수의 구분이 뚜렷한 상황에서 그런 등판 일정이 거의 없고 자신의 보직에 특화된 투수가 새로운 보직에 적응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LG의 베테랑 투수 봉중근은 이러한 경향과 다르게 새로운 도전에 나서려 하고 있다. 봉종근은 지난 4년간 LG의 마무리 투수로 큰 역할을 했다. 2013, 2014시즌에는 2년 연속 30세이브 이상을 기록했다. 그 기간 LG는 하위권의 긴 터널을 벗어나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봉중근이 마무리 투수로 확실하게 자리하면서 강력해진 불펜진의 힘이 크게 작용한 결과였다.


봉중근은 사실 고교 시절부터 초고교급 투수로 국내 프로야구팀은 물론,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을 받았다. 그가 고교를 졸업할 당시 행선지는 큰 관심거리였다. 봉중근은 97년 시즌을 앞두고 LG의 1차 지명을 받았지만, 그 행선지는 메이저리그 구단 애틀란타였다. 그곳에서 봉중근은 대형 신인으로 주목받으며 성공 가도를 달리는 듯 보였지만, 확실히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후 몇몇 팀을 전전했던 봉중근은 주로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해야 했다. 결국, 봉중근은 길었던 메이저리그 도전을 멈추고 2007시즌부터 LG에 입단해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2007시즌 적응기를 보낸 봉중근은 2008시즌부터 2010시즌까지 연속해서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하며 LG의 에이스 역할을 했다. 하지만 투구 내용에 비해 승수나 각종 기록은 부족함이 많았다. 당시 LG의 약한 전력이 큰 원인이었고 봉중근은 불운의 투수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봉중근은 묵묵히 선발투수로서 제 역할을 했다. 국가대표로서도 봉중근은 김광현, 류현진과 좌완 선발 트로이카체제를 구축했다. 특히, 2009년 WBC 대 일본전 혼신의 역투에 야구팬들은 봉 열사라는 별칭을 붙여주며 큰 성원을 보냈다.


이렇게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자리 잡고 있던 봉중근에 2011시즌은 큰 시련의 시기였다. 그해 봉중근은 투수에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고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으며 일찌감치 시즌을 접어야 했다. 그의 결정은 더 나은 공을 던지기 위한 결정이기도 했지만, 30대의 나이를 고려하면 선수 생명을 건 큰 결정이기도 했다. 재활 성공도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봉중근은 2012시즌 팀에 돌아왔고 마무리 투수라는 새로운 보직을 맡았다. 부상 후유증에 대한 걱정과 당시 팀 사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일이었지만, 선발투수로 주로 나섰던 그에게는 큰 도전이었다. 봉중근은 베테랑답게 이런 변화에 금세 적응했고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부활했다. 봉중근은 마무리 투수로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며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그의 야구인생에도 더는 시련이 없을 것 같았지만, 2015시즌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왔다. 2015시즌 봉중근은 마무리 투수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세이브는 15개에 그쳤고 방어율은 4점대 후반으로 크게 올라갔다. 구위 저하가 뚜렷해지면서 상대 팀 타자들에 그에게 전혀 위압감을 느끼지 않았다. 공략당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봉중근의 자신감도 크게 떨어졌다. 마무리 투수의 부진은 LG의 불펜진 운영에 큰 고민으로 자리했다. 이는 LG의 하위권 추락에 큰 원인이기도 했다. 마무리 투수 봉중근으로서는 2015시즌이 너무나 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이런 부진에 대한 해법으로 봉중근은 선발투수 전환을 선택했다. 프로데뷔를 선발투수로 했고 커리어를 쌓았던 그로서는 더 늦기 전에 선발투수로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싶었을 것으로 보인다. 떨어진 구위로 마무리 투수로 좋은 활약을 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작용했다. LG로서는 마무리 투수로서 자신감을 떨어진 그를 계속 마무리 투수로 기용하기는 무리가 있었다. 마침 LG에는 이동현, 정찬헌 등 마무리 투수로서 대안이 있다.


다시 선발투수로 돌아온 봉중근이지만, 그 위상은 전과 같지 않다. 봉중근은 4, 5선발 투수로 자리할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 투수 2명에 FA를 앞둔 10승 투수 우규민의 입지는 단단하다. 지난 시즌 부진했지만, 류제국도 부상만 없다면 선발 한 자리에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봉중근은 일단 젊은 투수들과 로테이션 진입 경쟁을 거쳐야 한다. 현재 리빌딩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팀 사정은 그에게 우선권을 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봉중근으로서는 선발 투수로 그의 경쟁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그의 경험과 그동안의 커리어를 고려하면 충분한 휴식이 주어지는 선발 투수가 더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과 떨어진 구위 회복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제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올 시즌 선발 투수 전환 실패의 그의 팀 내 입지를 급속히 줄어들게 할 수 있다. 기대되는 변신이지만, 우려도 함께 드는 변신이기도 하다. 만약 봉중근이 선발투수로 다시 자리 잡는다면 LG의 선발진은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선발 투수에서 수술 재활 후 마무리 투수로 그리고 다시 선발 투수로 봉중근에게는 선수로서의 여정이 분명 쉽지 않았다. 올 시즌 선발투수 전환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봉중근은 그동안 어려움을 잘 극복해온 이력이 있다. 그가 마무리 투수변신과 같이 선발투수로 또 한 번 부활할 수 있을지 그의 변신 결과가 주목된다. 


사진 : LG 트윈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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