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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예상치 않은 반전의 2016 시즌 보낸 롯데 김문호






유망주라는 말은 프로야구에서 가능성을 상징하는 단어지만, 기다림이라는 말도 함께 포함한다. 프로야구의 이력이 쌓여가면서 유망주의 틀을 깨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신인 1차 지명 선수가 빠른 시간내 1군에서 안착하는 비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프로야구 수준이 높아졌다는 방증이지만, 이에 비례해 선수자원 부족이라는 문제를 크게 하고 있다. 
이는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FA 시장의 폭등을 불러왔다. 최근 팀별로 내부 육성을 강조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모든 팀이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선수 육성은 이에 걸맞은 시스템과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유망주라 불리는 선수 역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건 당연한 일이다. 
롯데 김문호는 그 점에서 오랜 기간 유망주에 머물렀던 선수였다. 고교시설 천재 타자라는 찬사까지 받았던 그였지만, 프로의 벽은 그에게 너무 높았다. 2006시즌 프로에 데뷔한 김문호는 이후 3년간 1군보다 2군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외야 경쟁에 밀리면서 출전기회를 잡을 수 없었다. 김문호는 일찌감치 군 입대를 선택했고 상무에서 2시즌을 보냈다. 야구에 더 전념하기 위한 선택이었고 군 제대 후 돌아온 그에 대한 팀의 기대도 상당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상황은 녹녹지 않았다. 퓨처스리그에서는 좋은 타격감을 보이다가도 1군에 올라오면 부진하기를 반복하며 1군에 정착하지 못했다. 특히, 변화구에 대한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꾸준한 타격감을 유지할 수 없었다. 김문호는 주어진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1군과 2군을 오가는 1.5군 선수로 시즌을 보내야 했다. 연차로 보면 팀의 중견 선수였지만, 경기 출전기회를 잡지 못하는 유망주 아닌 유망주로 남아야 했다. 그사이 뜻하지 않은 부상까지 겹치면서 김문호는 좀처럼 풀리지 않은 선수 중 한 명이 됐다. 
2015시즌 김문호는 93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하며 유망주의 틀을 깰 조짐을 보였다. 이를 발판으로 김문호는 2016시즌 초반 주전으로 올라섰다. 시범경기 부진으로 개막 엔트리에 탈락했던 김문호는 이것이 좋은 자극제로 작용했다. 뒤늦게 1군에 합류한 김문호는 4할이 넘는 타율을 여름까지 유지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프로데뷔 후 10년 만에 이뤄낸 극적 변화였다. 김문호는 구질이나 코스에 상관없이 어떤 공이 들어와도 대처할 수 있는 약점이 없는 타자로 변신했다.
롯데는 김문호의 폭풍 성장으로 오랜 고민이었던 좌익수와 2번 타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김문호는 더 나아가 팀의 중심 타자로서도 그 역량을 발휘했다. 1.5군 선수였던 김문호는 어느새 롯데의 주축 선수가 됐다. 그의 식지 않는 타격감은 4할 타자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정도였다. 
문제는 풀타임 첫 시즌을 치르는 데 따른 체력저하였다. 김문호는 여름이 짙어지는 시점에 4할 타율이 무너졌고 이를 기점으로 타격감이 내림세를 보였다. 배트 스피드가 눈에 띄게 떨어지면서 몸쪽 공에 약점을 보이기 시작했다. 몸쪽 공에 대한 부담을 그의 타격밸런스를 흐트러지게 했다. 김문호는 나빠진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노하우가 아무래도 부족했다. 마음은 조급했고 타격감을 계속 나빠졌다. 4할을 넘나들던 타율은 계속 떨어졌다. 반짝 활약에 그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커졌다
6월과 7월 김문호는 2할대 월간 타율을 기록하며 과거로 돌아가는 듯 보였다. 힘든 시간이었다. 하지만, 8월부터 다시 타격감을 끌어올린 김문호는 0.325의 타율에 171개 안타, 4할이 넘는 출루율에 70타점 7홈런까지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덤으로 12개의 도루와 3할이 너는 득점권 타율로 기동력과 해결능력까지 겸비한 다재다능한 타자로 한 시즌을 보낸 김문호였다. 
이 활약으로 김문호는 올 시즌 후 연봉 협상에서 모처럼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계속되는 팀 성적 부진으로 롯데 연봉협상에 있어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김문호는 이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몇 안되는 선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생애 첫 억대 연봉 선수로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크다. 긴 유망주의 틀을 깬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내년 시즌에도 김문호는 롯데의 주전 외야수로 자리한 가능성이 크다. 전준우과 복귀하고 간판 선수 손아섭이 건재한 롯데는 김문호까지 든든한 외야진을 구축하게 됐다. 올 시즌 초반 도토리 기재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고만고만한 경쟁자가 많았던 롯데 좌익수 자리에 그 도토리중 한 명이었던 김문호로서는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일이다. 이런 김문호의 존재로 롯데는 외국인 타자 선택에 있어 보다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물론 이런 예상에는 김문호가 올 시즌과 같은 활약을 이어가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약점으로 지적됐던 체력보강이 필수적이다. 자신에 대한 타 팀의 견제가 심해짐에 따른 몸쪽 공략에도 대비가 필요하다. 이는 김문호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누구보다 힘든 과정을 거쳐 잡은 1군 주전의 자리가 얼마나 소중한지 그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16시즌 김문호는 누구도 예상 못 한 반전의 한 시즌을 만들었다. 10년 넘는 시간을 인내한 결과였다. 이제 김문호는 어렵게 잡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스스로를 더 발전시켜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김문호가 2016시즌을 발판으로 올 시즌 활약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하고 더 발전할 수 있을지 앞으로 보여줄 그의 모습이 기대된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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