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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은퇴 앞둔 불혹의 국민타자 이승엽에 놓인 무거운 짐






최근 우리 프로야구 각 구단 운영의 중요한 흐름은 선수 육성이다. 이를 통해 팀 선수층을 두껍게 하고 내부 경쟁을 통한 전체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한 목적이다. 올 시즌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은 내부 육성 성공의 대표적인 사례다. 두산 외에도 상위권에 자리한 팀 대부분은 선수 육성이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구단의 정책은 베테랑 선수들과의 마찰을 불가피하게 한다. 신.구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선수 육성의 대의를 위해 나이가 들고 기량이 정점에서 떨어지는 선수들은 점점 전력의 중심에서 멀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 과정에서 해당 선수는 의지와 달리 선수생활을 접어야 하는 일도 발생했다. 예외는 있는 출중한 기량을 유지하는 선수의 경우 나이와 상관없이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곤 한다. 

삼성의 이승엽은 그 대표적인 선수다. 이승엽은 올 시즌 불혹의 나이에도 142경기에 출전했고 0.303의 타율에 27홈런, 118타점을 기록하며 최형우와 함께 삼성의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시즌 전 박석민, 나바로 두 거포가 FA 계약과 일본리그 진출로 함께 전력에서 이탈하며 약해진 삼성 타선에서 최형우, 이승엽은 중요한 버팀목이었다. 두 선수의 분전에서 삼성은 마운드의 붕괴와 전반적인 전력약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정규리그 9위라는 사상 최악의 순위표를 받아 들어야 했다. 이는 이승엽에게도 충격적인 결과였다. 


2016시즌 충격적인 결과에 삼성은 대대적인 팀 개편을 시작했다. 삼성의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류중일 감독의 재계약이 실패를 시작으로 김한수 감독 체제가 들어섰다. 젊은 김한수 감독의 선임은 코칭 스태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젊은 코치들이 대거 기용되면서 기존의 코칭 스태프 상당수가 팀을 떠났다. 이와 함께 프런트에도 변화가 있었다. 

올 시즌 급격히 위축됐던 구단의 투자도 늘었다. 당장 FA 시장에서 삼성은 영입 경쟁을 이겨내며 전천후 내야수 이원석과 선발 투수 자원인 우규민을 타 팀과의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당장 삼성의 문제점이었던 내야진과 선발 투수진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삼성은 올 시즌 큰 실망감을 남겼던 외국인 선수 영입에도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부진을 떨쳐내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보이는 삼성이다.  

하지만 팀 중심 타자인 최형우를 FA 시장에서 잡지 못했고 FA 시장에 나간 좌완 에이스 차우찬의 팀 잔류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들이 모두 팀을 떠난다면 삼성은 지난 시즌 박석민의 NC 이적을 막지 못한데 이어 2년 연속 내부 FA 선수를 잡지 못하게 된다. 최형우에 이어 차우찬마저 팀을 떠난다면 스토브리그 삼성의 전력 보강을 위한 노력은 그 의미를 잃게 된다. 특히, 우규민을 영입한 마운드보다 최형우가 떠난 타선의 약화가 아프게 다가온다. 

삼성은 외국인 타자 영입으로 이를 메울 수 있지만,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기존 선수들의 분전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필요하다. 이런 팀 상황은 올 시즌 중심 타선으로 활약했던 이승엽에게 또 한 번의 활약을 요구하고 있다. 내년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예고한 그로서는 분명 부담이 되는 팀 상황이다.  

이승엽은 일단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체력 안배를 위해 지명타자로 나섰던 올 시즌과 달리 내년 시즌에는 1루수로 더 많은 경기 출전을 예고했다. 이승엽이 1루수로 나선다면 선수 기용의 폭이 넓어진다. 외야수가 더 적합하지만, 팀 사정상 올 시즌 주로 1루수로 나섰던 구자욱이 외야수로 출전할 수 있고 외국인 타자 선택에 있어서도 경우의 수가 많아진다. 

물론, 이승엽에게는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은퇴를 이미 예고한 시즌임을 고려하면 그의 역할 비중을 서서히 줄이고 성적을 관리할 수도 있지만, 여의치 않은 팀 사정은 마지막까지 그의 활약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지난 3년간 20홈런 이상,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그였기에 가능한 기대치다. 이승엽은 내년 시즌에서 새롭게 영입할 외국인 타자와 함께 중심 타선에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활약이 기대되면서도 한때 리그 최강 타선을 자랑하던 삼성이 불혹의 이승엽에 중심 타자로서 역할을 기대해야 상황에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승엽은 최근 일구회 시상식에서 대상 수상자가 됐다. 현역 선수로는 최초 수상자다. 그동안 그가 우리 리그와 국가대표로서 보여준 활약과 통산 기록, 그의 성실함과 모범적인 선수 생활이 인정받은 결과였다. 그만큼 이승엽의 소속팀 삼성은 물론, 우리 프로야구에서 비중은 상당하다. 내년 시즌에도 그 비중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프로야구에서 베테랑들의 떠밀리 듯 한 은퇴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승엽은 내년 시즌 최고의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사진,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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