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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월드컵] 사면초가 대한민국 축구, 아직 보이지 않는 탈출구








가을이 깊어지면서 언론사의 스포츠면 지면은 한국시리즈를 앞둔 프로야구와 새롭게 시즌을 시작한 농구와 배구 소식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은 1년도 채 남겨두지 않은 우리 축구에 대한 소식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어쩌면 부정적인 소식들이 더 많아 그런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 

이는 국가대표 축구팀의 끝없는 부진과 연결된다. 우리 축구는 이번 월드컵 예선전에서 월드컵 9회 진출이라는 대단한 성과를 이뤄냈다. 축구 강국들도 이루기 힘은 일이었다. 하지만 이런 대표팀에 대한 일반 축구팬들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퇴보하는 경기력에 대한 실망감, 이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절대 부족한 상황이 그 원인이었다.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대표팀은 막판까지 마음을 졸여야 했다. 무난한 조 편성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종 예선 막바지 연이은 패배로 탈락 위기까지 몰렸다. 공한증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로 우리 대표팀에 약했던 중국전 완패에 이어 조 최하위권이었던 카타르전 참패는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이에 2년 넘게 대표팀을 이끌었던 슈틸리케 감독은 예선 2경기를 남겨둔 시점에 감독직에서 경질됐다. 문제는 이후 수습 과정에 있었다. 

대표팀은 신임 감독으로 신태용 감독을 선임했다. 신태용 감독은 대표팀 수석코치에서 이후 올림픽, 청소년 대표팀의 임시 감독 역할을 했던 것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그의 신임 대표팀 감독 선임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대표팀 감독 경력이 전무한 것도 문제였지만, 예선 통과 이후 그가 대표팀을 잘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이 상당했다. 









이런 우려에도 신태용 감독은 월드컵 예선 최종 2경기에 팀을 이끌어 대표팀의 월드컵 진출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2경기를 통해 무득점에 그친 경기력이 도마에 올랐다. 경쟁팀들이 결과에 따라 예선 탈락까지 가능했다. 사실상 예선 통과를 당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표팀의 경기력은 조롱의 대상이 됐다. 여기에 예선 통과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인터뷰, 예선  통과 세리머니 등은 비난 여론을 더 크게 만들었다. 대표팀은 월드컵 진출이라는 결과물을 가지고도 웃을 수 없었다. 

이런 대표팀에 히딩크발 폭풍이 몰아쳤다. 히딩크 감독의 대표님 복귀 의사가 전해지면서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상당수 축구팬들은 이에 대한 긍정적이었지만, 축구 협회와 언론의 보도는 부정적이었다. 여론과 반대되는 모습이었다. 부정 여론의 중요 이유는 시간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들었다. 감독 교체의 명분이 없다는 점도 들었다. 

이는 틀리지 않은 이유지만, 현 신태용 감독 역시 시간이 부족한 건 다르지 않다. 그동안 각 연령별 대표팀 감독을 한 경험이 있지만, 월드컵 무대는 처음이다. 그 역시 큰 무대에 대한 준비가 없었다. 게다가 월드컵 예선전 최종 2경기에서 대표팀의 경기력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터져 나온 히딩크 감독설은 축구팬들에게 큰 이슈였다. 풍부한 경험이 있는 그가 단시간 내에 대표팀의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대감과 함께 2002년 월드컵 4강의 기억, 현 대표팀의 부진 등이 겹치면서 히딩크 감독설은 축구팬들의 상당한 지지를 받았다. 이는 히딩크 감독에 대하 기대감과 함께 대표팀에 대한 체질 개선 더 나아가 축구 협회에 대한 신뢰 상실과 변화 요구가 반영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축구 협회는 이 여론을 진화하기에만 급급했다. 그러면서 대표팀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는 이는 없었다. 축구 협회는 10월 평가전을 통해 분위기 전환을 기대했지만, 대표팀은 러시아, 모로코에 연이어 완패당하면서 월드컵에 우려감만 높였다. 선수 선발의 문제와 다양한 실험을 위한 장이었다고 하지만, 대표팀은 수비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고 공격 또한 한 골을 넣기 버거운 모습이었다. 이 상황에서 대표팀은 물론이고 축구 협회에 대한 비난 여론은 한층 더 커졌다. 책임론이 불거졌다. 이후 FIFA 랭킹마저 급전직하하면서 우리 축구에 대한 비난 여론은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결국, 축구 협회장이 직접 나서 사과를 하고 대표팀 전담 관리 부서를 만드는 등 전폭 지원을 하기로 했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 싸늘하다 못해 관심 자체가 식어가는 모습이다. 현 상황이라면 이번 러시아 월드컵은 역대 어느 대회보다 그 열기가 식은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비난 여론보다 더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나마 국내 프로리그가 유지되고 스포츠면 1면에 축구로 오르내릴 수 있는 중요 이유는 국가대표팀의 경기가 있어 축구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측면이 강했기 때문이다. 대표팀에 관심이 식는다는 건 축구 전체의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 이는 후원 축소와 시장의 축소와 연결된다. 당장의 월드컵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서도 결과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문제는 이를 해결해야 할 축구 협회가 완전히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지금으로서는 축구 협회에서 어떤 말을 해도 믿음을 주지 못한다. 과거 구태에 갇혀있는 인사들이 협회를 이끌고 있는 상화에서 제대로 된 혁신과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얼마 전 불거진 법인카드 사건은 누적된 축구 협회의 문제점 중 일부에 불과하다. 오랜 기간 쌓인 잘못된 관행과 시스템이 바뀌기 어렵기 때문이다. 차라리 이번 월드컵 예선에 탈락해 우리 축구 전체를 개혁하는 계기가 되었어야 했다는 의견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현재 우리 축구는 심각한 위기에 있다. 11월 평가전을 통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지만, 계속된 부진으로 평가전 상대마저 구하기 힘든 상황은 우리 축구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 팀 될 가능성이 크다. 본선 조별리그 어느 곳에 가도 대표팀은 1승의 제물이 될 수밖에 없다. 자칫 본선 통과 자체에 만족해야 할 수도 있다. 

축구팬들은 결과가 뻔한 월드컵을 원하지 않는다. 더 발전하는 대표팀을 원하고 있다. 결과나 나쁘더라도 이해가 가는 경기력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 이는 나라를 대표하는 대표팀이 해야 할 일이다. 히딩크 신드롬은 결과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달라질 수 있는 가능성을 찾고 싶어 하는 마음이 모여 나타난 일이었다. 축구 협회는 비난 여론과 우려, 걱정 등이 뒤섞인 상황을 스스로 힘으로 돌파하겠다고 했다. 11월에 국내에서 열리는 국가대표 평가전은 그 가능성을 타진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축구 협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고 부정적이다. 이에 대해진 실망감과 무관심은 대한민국 축구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과연 우리 축구가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탈출구를 만들 수 있을지 아직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사진 : 러시아 월드컵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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