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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프로야구] 롯데 김문호, 그를 더 단단하게 한 한 번의 2군행






김문호의 멋진 다이빙 캐치가 전반기 막바지 롯데의 연승을 이끌었다. 롯데는 7월 12일 한화전에서 경기 후반 대 역전극을 펼치며 8 : 4로 승리했다. 2연승 한 롯데는 여전히 7위에 머물렀지만, 이 승리로 멀게만 보이던 승률 5할에 2경기를 남겨두게 됐다. 

승패를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롯데 선발 투수로 나선 레일리는 4경기 연속 7이닝 투구로 이닝 이터로 변신한 그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였다. 레일리는 4실점하긴했지만, 자책점 3점으로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고 전날 연장 접전으로 소모가 많았던 불펜에 큰 힘이 되는 투구를 했다.

한화는 5회까지 노히트 경기를 한 선발 배영수의 호투와 5안타를 함께 때려내며 팀 공격을 주도한 정근우, 이용규 테이블 세터진의 활약으로 경기 초반부터 줄 곳 리드를 잡았지만, 경기 후반 불펜진의 난조와 결정적인 수비실책 등이 겹치며 다 잡은 것 같았던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배영수의 6이닝 1실점 호투도 물거품이 됐다. 

경기는 7회 양 팀의 공격과 수비에서 경기 흐름이 크게 좌우됐다. 7회 초 롯데는 1 : 4로 뒤지고 있었지만, 선두 타자 강민호의 솔로 홈런을 신호탄으로 3안타 볼넷 한 개를 더해 4 : 4 동점에 성공했다. 한화는 선발 배영수가 한계 투구 수에 이르렀다는 판단하에 심수창을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지만, 심수창은 롯데 타선이 폭발하도록 하는 불쏘시개가 되고 말았다. 한화는 권혁까지 마운드에 올려 롯데의 공격 흐름을 끊으려 했지만, 김문호의 빗맞은 안타는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어렵게 동점에 성공한 롯데였지만, 7회 말 큰 고비가 있었다. 롯데는 투구 수에 여유가 있었던 선발 레일리를 7회말 다시 마운드에 올렸다. 레일리는 순조롭게 이닝을 끝낼 것 같았지만, 한화는 2사 후 김원석, 정근우의 연속 안타와 이용규의 볼넷으로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 상황에서 타석에 선 타자는 한화의 중심 타자 김태균이었다. 그의 한 방이라면 롯데 추격 분위기가 순간 사라질 수 있었다. 

롯데는 걱정대로 김태균은 레일리의 변화구를 좌측 펜스로 향하는 장타성 타구로 만들었다. 그 타구가 펜스까지 간다면 3타점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롯데 좌익수 김문호가 그 타구를 잡아내면서 김태균의 3타점을 막아냈다. 롯데는 큰 고비를 넘겼고 마운드에서 그 타구를 지켜보던 레일리도 환호했다. 양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김문호로서는 위험 부담이 큰 수비였지만, 자신의 판단으로 몸을 날리는 승부수를 던졌고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분위기를 잡은 롯데는 9회 초 4득점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 과정에서도 김문호의 역할이 있었다. 9회 초 1사 2, 3루 기회에서 김문호의 타구는 한화 2루수 정근우 정면으로 향하는 땅볼이었다. 홈으로 들어오는 주자의 아웃이 예상됐지만, 정근우의 송구가 크게 빗가면서 롯데는 생각지도 않았던 2득점에 성공했다. 예상치 못했던 베테랑의 실책에 한화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마침 한화는 마무리 정우람까지 동점에도 마운드에 올리며 강한 승리 의지를 보였던 상황이었다. 승기를 잡은 롯데는 이후 경기 내내 침묵하던 중심 타자 전준우, 이대호의 적시 안타가 더해지며 승부를 사실상 결정지었다. 결과적으로 김문호가 상대 실책을 불러온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렇게 김문호는 멋지 수비와 3타점 활약으로 팀 승리에 최고 수훈 선수가 됐다. 7이닝을 책임진 선발 투수 레일리와 전날 연장전 2이닝 투구를 하고도 이틀 연속 마운드에 오른 불펜 투수 배장호, 부상을 안고도 9회 말을 책임진 마무리 손승락까지 마운드의 분전이 밑 바탕이 됐지만, 김문호의 공.수 활약이 없었다면 승리는 없었다. 

이런 활약을 한 김문호지만, 올 시즌 김문호는 한 번의 큰 굴곡이 있었다. 김문호는 지난 시즌 타격에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았고 한 때 4할 타율을 오랜 기간 유지할 정도로 상당한 타격감을 보였다. 사실상 풀타임 시즌을 처음 경험하는 탓에 체력 부담이 겹치면서 후반기 다소 주춤했지만, 0.325의 타율에 171안타, 70타점의 기록은 프로데뷔 후 만년 유망주였던 김문호가 거의 10년만에 이뤄낸 반전이었다는 점에서 야구팬들에게는 큰 화제가 됐다. 

지난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김문호는 당당한 주전 외야수로 올 시즌을 시작했다. 지난 시즌과 같은 폭발력은 다소 부족했지만, 3할대 타율을 유지하면서 꾸준함을 보였다. 하지만 잇따른 몸맞는 공으로 그의 타격 페이스가 다소 주춤하는 시기에 불펜진 강화라는 팀의 당면 과제가 겹치면서 김문호는 2군행을 통보받았다. 부상 회복이라는 또 다른 이유도 있었지만, 어렵게 주전으로 도약했던 그에게는 다소 마음이 무거울 수 있는 일이었다. 또한, 여전히 3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타자의 2군행에 대해 아쉬움의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나왔다. 항간에는 트레이드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김문호로서는 여러가지로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2군에서 돌아온 6월부터 김문호는 이전보다 더 나아진 타격감으로 잠시 흔들렸던 그의 입지를 더 공고히 했다. 6월 월간 타율 0.339로 타격 상승세를 보인 김문호는 7월에도 0.350의 타율로 타격감을 더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팀의 1번 타자로 나서며 팀 내 비중이 더 커졌다.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지만, 한 번의 2군행이 김문호에게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7월 12일 한화전 활약은 최근 상승세에 있는 김문호의 경기력을 그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이를 통해 야구팬들은 남은 시즌 롯데 경기에서 1번 타자 겸 좌익수 김문호의 활약을 더 많이 지켜볼 가능성도 함께 커졌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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