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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프로야구] 7년의 기다림에 드디어 응답한 롯데 조정훈






리그 최고의 포크 볼러라 불리던 20대의 젊은 에이스 조정훈이 30살이 훌쩍 넘어 돌아왔다. 불의의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그가 돌아오기까지 7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그사이 조정훈은 3번의 팔꿈치 수술을 해야 했고 1번의 어깨 수술을 더했다. 지루하고 힘든 재활이 이어졌고 뭔가 가능성이 보이면 부상이 반복됐다. 당연히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조정훈은 포기하지 않았다. 소속팀 롯데도 그를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2017년 7월 9일, 조정훈은 2010년 1군 등판 이후 7년 만에 1군 경기에 등판했다. 그가 올 시즌 2군 경기에 등판했을 때만 해도 과연 1군 마운드에 설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던 롯데 팬들을 그에 열띤 응원을 보냈다. 비록, 롯데는 선발 투수 송승준의 6이닝 무실점 투구에도 불펜진의 난조로 0 : 6으로 완패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조정훈이 건강한 모습으로 마운드에서 투구하는 모습은 아쉬움을 지워내기에 충분했다. 

조정훈의 투구 내용도 기대 이상이었다. 직구의 구속은 140킬로를 넘어섰고 위력이 있었다. 그의 주 무기였던 포크볼 역시 7년 전 모습을 재현했다. 조정훈은 8회 초 마운드에 올라 잠시 남다른 감정에 젖는 모습도 보였지만, 이내 냉정함을 되찾았고 탈삼진 2개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복귀를 했다. 이미 승부가 크게 기운 상황이었지만, 7년의 공백기를 가졌던 투수라 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조정훈의 전성기는 너무 짧았다. 사실상 2009년 단 한 시즌이었다. 2009시즌 조정훈은 14승 9패를 기록하며 롯데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마침, 그해 롯데는 로이스터 감독 체제에서 강력한 타선의 힘을 바탕으로 만년 하위 팀에서 벗어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조정훈은 그 중심에 있었다. 

그 이전까지 프로 입단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조정훈은 포크볼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며 유망주를 넘어 에이스로 올라섰다. 그의 포크볼은 알고서도 공략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고 날카로웠다. 롯데로서는 최동원, 염종석 이후 앞으로 10년이 기대되는 확실한 에이스를 가지게 됐음을 기뻐했다. 

하지만 조정훈을 최고 자리에 올려놓았던 포크볼이 역설적으로 그의 발목을 잡았다. 2010시즌 도중 조정훈은 팔꿈치 이상을 보였고 수술대에 올랐다. 아무래도 타 구질보다 몸에 무리가 많이 가는 포크볼이 그의 몸을 탈 나게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조정훈의 부상재활 기간이 길어질 거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않았다. 

아직 20대의 젊은 선수고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이 성공율이 높다는 점은 희망적인 요소였다. 이런 예상은 수술 재활이 길어지면서 빗나갔다. 조정훈의 재활 과정에서 부상이 재발하면서 좀처럼 공을 잡을 수 없었다. 급한 마음에 재활을 서두르다 부상이 재발하기도 했다. 몇 차례 수술이 더 있었고 그럴수록 그의 복귀 가능성이 점점 낮아졌다. 한 번도 힘든 수술을 4번이나 하면서 재활의 의지가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실제 롯데 팬들은 조정훈의 복귀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어느덧 30대가 된 그의 나이도 복귀 가능성을 더 떨어뜨리는 요인이었다. 2017시즌 조정훈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시즌을 준비했다. 착실히 몸을 만들었고 2군 스프링캠프에도 참여했다. 실점에 나서기 시작했고 퓨처스리그에서 공을 던졌다. 선발 투수는 아니었지만, 조정훈은 불펜 투수로 점점 투구 수를 늘려나갔다. 연투도 가능해졌다. 조정훈은 2군 경기에서 실전 경쟁력을 보였다. 

마침 롯데는 불펜진에 변화가 필요했다. 롯데는 7위에 쳐진 순위를 끌어올려야 했지만, 불펜의 부진으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불펜진의 주축인 장시환, 윤길현이 부진한 것이 큰 원인이었다. 롯데는 이 불펜 투수의 2군행을 결정했다. 그 과정에서 롯데는 이들의 공백을 메울 투수로 조정훈을 선택했다. 부상 재발 위험으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롯데였지만, 그만큼 불펜 사정이 다급했다. 조정훈은 마지막일 수 있는 기회를 잡았고 7년의 세월을 거슬러 1군 엔트리에 포함됐다. 

조정훈은 1군 엔트리 진입 이틀 만에 꿈에 그리던 홈구장 마운드에 섰다. 일단 조정훈의 첫 등판은 성공적이었다. 불펜투수로 1,2이닝 투구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다만, 부상재발의 위험은 여전히 남아있다. 불펜 투수 특성상 잦은 등판이 이어질 경우에도 그의 몸이 견딜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아직은 등판 간격과 투구 수를 조절하면서 조심스럽게 매 경기 등판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정훈이 마운드에 서서 건강하게 투구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롯데 팬들에게는 기쁜 일이다. 그만큼 2009시즌 조정훈이 남긴 임팩트를 상당했다. 그의 이름이 잊혀지고도 남을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상당수 롯데 팬들 마음속에 조정훈은 에이스로 남아있다. 그가 긴 시련을 딛고 경기에 나선다는 것 만으로도 팀에는 큰 의미가 있다. 이는 동료 선수들에게도 긍정의 자극제가 될 수 있다. 그가 복귀전과 같은 투구를 해준다면 불펜진에도 상당한 힘이 될 수 있다. 

2017년 7월 9일이 조정훈에게 감격의 복귀전만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위한 날이 될 수 있을지 아직은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조마조마하고 조심스러운 것아 사실이지만, 조정훈은 물론이고 롯데 팬들에게는 의미 있는 날인건 분명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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