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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프로야구] 두산, 검은 거래의 늪에 빠진 챔피언







프로야구를 뒤흔드는 또 하나의 사건이 발생했다. 프로야구 심판과 구단의 금전거래 관계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KBO가 사건을 인지하고도 이를 은폐, 축소했다는 사실까지 더해지면서 충격은 더해지고 있다. 특히, 금전 거래가 포스트시즌이 시작되는 시점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승부조작 가능성까지 커지고 있다. 

두산 구단은 심판과 당사 두산 구단 임원간 개인적인 친분에 의한 금전거래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구단 차원의 개입을 부인하고 있다. KBO 역시 당시 두산 구단의 해명을 그대로 신뢰하고 사건을 그대로 덮었다. 그렇게 잊혀지는 듯했던 사건은 한 언론의 끈질긴 취재끝에 다시 드러났다. 야구팬들로서는 실망스러움을 넘어 분노까지 들 수 있는 일이다.

사건이 발생했던 2013시즌 두산은 포스트시즌에서 놀라운 투혼을 발휘하여 돌풍을 일으켰다. 객관적 전력 열세를 딛고 연전연승한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앞서며 우승 일보 직전까지 이르렀었다. 하지만 삼성이 이후 내리 3연승 하면서 소위 미러클 두산의 스토리는 완벽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지 않았다.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2013시즌 두산의 아름다운 패자로 기억됐다. 






이런 두산의 2013시즌 기억은 이번 심판과의 금전거래 사건으로 인해 크게 퇴색되고 말았다. 이후 두산은 2013시즌의 투혼을 바탕으로 2015시즌 한국시리즈 우승, 2016시즌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동반 우승에 성공하며 리그 최강팀으로 자리했지만, 심판과의 부적절한 관계는 팀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사건을 조사하고 징계를 했어야할 KBO가 이를 눈감았다는 점이다. 사건의 파문을 고려한 것일수도 있지만, 제 식구 감싸기의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또한, 대기업 구단들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는 KBO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낸 일이기도 하다. KBO는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결국, 명확한 진상조사와 진실을 밝혀지는 일은 수사기관에 맡겨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프로야구의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일이다. 수년 전 발생한 사건이고 금액이 크지 않았다고 하지만 프로야구 규정에 어긋나는 일이고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판과의 금전거래는 적절하지 않았다. 이 사건은 심판 판정에 대한 불신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심판들의 신뢰를 더 떨어뜨릴 수 있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특정 심판들의 판정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상당했다. 물론, 응원하는 팀의 패배에 대한 아쉬움이 투영된 것이었지만, 일관성 없는 스트라이크 존과 특정 팀에 대한 편파 판정 논란은 상당한 공감을 얻기도 했다. 심판과 구단과의 금전거래 사건은 그동안의 우스갯소리로 여겨졌던 사안들을 다시 생각나게 할 수 있다. 만약, 심판 판정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더 나아가 승부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드러난다면 최근까지 프로야구를 큰 위기로 몰고갔던 선수들의 승부조작 사건 그 이상의 충격파를 안길 수 있다. 
일단 두산 구단은 당시 사건과 관계된 사장을 교체하고 사태 수습을 위한 조치를 시작했다. 

두산으로서는 올 시즌 지난 시즌 챔피언의 모습을 되찾지 못하며 고전하는 상황에서 상당한 악재를 만났다. 하지만 이보다는 지는 수년간 쌓아온 최강팀의 명예가 송두리째 흔들리게 됐다는 점은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프로축구 최강팀인 전북 현대는 이와 비슷한 사례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하고도 그 다음해 출전이 금지됐고 승점 삭감징계로 결국 우승 일보직전에서 좌절을 맞봤다. 지금도 전북 현대는 그 사건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드러난 위법 행위에 대해서도 자체적으로 처리하지 못했던 KBO 역시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스스로 존재감이 없음을 드러낸 KBO가 사건을 수습하고 야구팬들의 실망감을 어루만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선수 승부조작 사건에 이어진 이번 사건으로 야구팬들의 프로야구에 대한 애정이 급격히 식을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그동안 야구팬들은 여러 사건 사고에도 프로야구에 큰 응원을 보냈다. 경기 침체와 경기력저하 문제가 대두되었지만, 프로야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프로 스포츠의 자리를 잃지 않았다. 시장이 커지면서 선수들의 연봉은 급격히 올랐고 FA 100억 시대까지 열렸다. 하지만 이런 양적 팽창에 걸맞는 컨텐츠를 만들고 책임감과 도덕성을 갖추는 일에는 소홀했던 우리 프로야구였다. 언제까지 야구팬들이 너그러운 마음을 가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프로야구에 관계된 모든 이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다. 두산만의 문제인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프로야구 전반에 만연된 일이었는지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고 응분의 조치가 병행되어야 한다.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라는 안이한 마음으로 언론의 보도를 막는 식으로 대처한다면 상당한 역풍을 만날 수 있다. 이 사건은 이미 SNS 등을 통해 야구팬들 모두 인지하고 있다. KBO와 구단은 야구팬들이 이 사건에 대한 대처를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사진,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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