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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프로야구] 위기의 롯데 불펜, 나날이 높아지는 비중 배장호






7위 롯데가 힘겹게 시즌 40승 고지에 올라섰다. 롯데는 7월 11일 한화와의 원정 3연전 첫 경기에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5 : 4로 승리했다. 지난주 2승 4패로 주춤했던 롯데는 올스타 휴식기를 앞둔 3연전을 승리로 시작했다. 이 승리로 롯데는 6위 LG에는 1경기, 5위 두산에는 2경기 차로 다가서며 중위권 추격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7위 롯데 추격을 기대했던 8위 한화는 선발 투수 김재영을 시작으로 7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며 총력전을 펼쳤고 9회 말 중심 타자 김태균의 극적인 동점 솔로 홈런으로 극장 승리를 기대하게 했지만, 연장 승부에서 불펜이 버티지 못하면서 아쉬운 패배를 또 하나 쌓았다. 

경기는 마치 포스트시즌을 보는 듯 끈끈했다. 양 팀 모두 승리 의지가 그만큼 강했다. 하지만 이런 의지와 달리 경기 내용은 그렇게 만족스럽지 않았다. 롯데 애디튼, 한화 김재영 두 선발 투수들은 대량 실점을 하진 않았지만, 거의 매 이닝 주자를 출루시키고 위기를 맞이하며 불안한 투구를 이어갔고 이런 상대 선발 투수들을 타자들은 확실히 공략하지 못했다. 





경기 시간은 길어졌지만, 누구도 확실히 승리 분위기를 가져오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롯데는 공격에서 병살타 1위 팀의 위용을 그대로 드러내며 3개의 병살타로 공격 흐름이 끊어졌고 한화 역시 많은 잔루로 경기 주도권을 가져올 기회를 번번이 놓쳤다. 

내용상의 아쉬움 속에서 결과적으로 팽팽했던 경기는 9회 초 롯데 외국인 타자 번즈의 솔로 홈런으로 종지부를 찍는 듯 보였다. 번즈는 한화 불펜투수 송창식의 변화구를 좌측 담장 너머로 날려 보냈다. 5 : 4로 앞선 롯데는 9회 말 마무리 손승락을 마운드에 올려 승리를 굳히려 했다. 

손승락으로서는 시즌 16세이브를 기록한 기회였고 그의 세이브는 팀 승리와 함께 최근 7년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른 조정훈의 승리와도 직결되는 투구였다. 조정훈은 8회 말 마운드에 오른 조정훈은 실점 위기를 넘기고 마운드를 물러난 상황이었다. 그대로 팀이 승리한다면 조정훈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승리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손승락은 9회 말 첫 타자 김태균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허용했다. 조정훈의 승리기회가 함께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손승락은 이어진 3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패배는 막았지만, 롯데는 병살타와 함께 리그 블론 세이브 1위 팀의 불명예 기록을 만들고 말았다. 
김태균의 동점 홈런으로 경기 분위기는 한화쪽으로 기울었다. 한화 마무리 정우람은 10회 초 마운드에 올려 무난히 이닝을 막아내며 그 분위기를 이어가도록 했다. 하지만 롯데 불펜에는 배장호가 있었다. 10회 말 마운드에 오른 배장호는 2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내며 한화의 기세를 꺾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배장호가 마운드를 든든히 지키자 롯데는 10회 초 하위 타자인 신본기의 적시 안타로 결승 득점에 성공하며 힘겨웠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배장호는 2이닝 무실점 투구로 시즌 5승에 성공했다. 롯데는 지난 주 부진에 이어 마무리 투수의 블론 세이브로 팀 분위기를 더 가라앉을 수 있는 상황을 막았다. 

이 점에서 배장호의 호투는 큰 의미가 있었다. 배장호는 올 시즌 롯데 불펜에서 돋보이지 않지만, 꾸준함을 보이는 몇 안 되는 투수다. 실제 롯데 불펜 투수 중 시즌 개막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건 마무리 손승락과 배장호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장호는 올 시즌 팀에서 가장 많은 42경기에 등판했다. 팀 총 경기 수의 거의 반에 이르는 수치다. 배장호는 팀에서 부족한 언더핸드 투수라는 희소성과 함께 큰 기복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4.43의 다소 높은 방어율이 아쉽지만, 현재 롯데 불펜 투수 중 마무리 손승락을 제외하고 배장호보다 낮은 방어율을 기록한 투수는 거의 없다. 게다가 배장호는 주자가 출루한 상황, 실점 위기에서 다수 마운드에 올랐다. 배장호는 위기에서 담대한 투구로 실점 여부를 떠나 신뢰감을 높였다. 

이런 경험치가 쌓이면서 배장호는 추격조에서 필승 불펜으로 그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장시환, 윤길현이 2군행을 통보받은 상황에서 배장호는 필승조에서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장시환, 윤길현이 돌아온다 해도 배장호의 비중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모두 우완 정통파 유형의 투수들 뿐인 롯데 불펜에서 배장호는 언더핸드 투수로 다양성을 확보해 줄 수 있다. 

롯데는 최근 좌완 김유영을 좌타자 상대 스페셜리스트로 자주 활용하고 배장호의 역할 비중을 높이고 있다. 배장호가 올 시즌 쌓아온 신뢰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 그동안 프로선수로서 1군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지 못했던 배장호로서는 선수 커리어에 있어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할 수 있다. 

현재 롯데 불펜 사정상 배장호는 등판 경기 수는 한층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부상에서 돌아온 조정훈이 좋은 투구내용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부상 재발의 위험성을 안고 있고 관리가 필요하다. 신예 강동호는 아직 긴박한 상황에서의 경험이 부족하다. 좌완 불펜 투수 김유영은 변화된 역할에 적응기를 거쳐야 하고 또 다른 좌완 차재영은 승부처에서 마운드에 오르기에는 채워야 할 부분이 많다. 결국, 승부처에서 배장호가 자주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잦은 등판은 배장호에게 체력적인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 실제 여름이 되면서 배장호는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 보였다. 이 부분은 배장호가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 가는데 있어 극복해야 할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현시점에 롯데 불펜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가 배장호라는 점은 분명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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