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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프로야구] 해결하지 못한 과제 비정상적 타고투저 현상







여러 사건사고가 있었음에도 2017년도 프로야구는 흥행에서 성공하며 최고 인기 스포츠 자리를 지켰다. KIA는 2009시즌 우승 이후 7년의 세월이 흘러 팀 통산 11번째 우승에 환호했고 수년간 하위권을 전전하던 롯데는 후반기 대반전으로 정규리그 3위에 올랐다. 이들 인기 구단의 선전은 프로야구 흥행에 큰 호재였다. 

이 외에도 프로야구는 살아있는 전설이라 할 수 있었던 이승엽의 은퇴 소식을 들어야 했고 이승엽 외에도 이호준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베테랑들의 은퇴를 접했다. 그 자리는 젊은 선수들이 하나둘 채워가는 모습을 보였다. 한때 야신이라 불렸던 김성근 감독은 한화에서 불명예 퇴진하면서 사실상 프로야구 감독의 커리어를 끝냈고 프로야구 원년 지도자였던 김성근 감독의 퇴장은 감독들의 세대교체를 의미하는 사건이기도 했다. 

이 밖에도 프로야구는 신문 스포츠면의 가장 앞자리를 채우는 뉴스메이커로 그 존재감을 과시했다. 시즈 후 스토브리그에서도 프로야구는 대형 FA 계약 소식과 해외 진출 선수들의 깜짝 복귀 등으로 야구팬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아직 스토브리그는 끝나지 않았고 트레이드의 가능성도 열려있는 만큼 올겨울 프로야구의 또 다른 뉴스도 기대된다. 

이런 프로야구에서 가장 큰 흐름은 극심한 타고투저였다. 이는 수년간 이어져온 일로 올 시즌에도 큰 변화가 없었다. 타고투저의 심화는 경기의 질적 저하를 불러왔다. 경기 시간은 크게 길어졌고 타격 기록의 인플레도 극심했다. 과거 3할 타자의 가치는 상당했지만, 최근 3할 타자는 너무나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비정상적 타고투저는 국제경기 경쟁력 저하로까지 이어졌다. 문제는 10개 구단 체제가 되면서 더 심화된 타고투저를 쉽게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2017 시즌을 앞두고 KBO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스트라이크존을 넓히고 1군 등록 선수 엔트리를 늘리도록 했다.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조치였다. 시즌 초반 이는 효과가 있었다. 타고투저의 어느 정도 완화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타자들의 무서운 적응력을 보였고 넓어졌던 스트라이크 존도 어느 순간 본래대로 환원되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부족한 투수 자원은 넓은 스트라이크 존을 활용할 수 있는 투수들의 수를 제한했다. 

결국,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규정 타석을 채운 47명의 타자 중 33명이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하며 여전히 타격 인플레 현상을 보였다. 투구 부분 방어율 1위 피어밴드가 3.04를 기록하며 규정 투구 수를 채운 2점대 방어율 투수를 볼 수 없었다. 시즌 20승에 빛나는 KIA의 원투 펀치 양현종, 헥터 역시 3점대를 훌쩍 넘는 방어율을 기록할 만큼 타고 투저의 흐름은 상당했다. 

팀 기록에서도 이는 그대로 반영됐다. 팀 방어율 1위 LG의 팀 방어율은 4.30에 이르렀고 팀 방어율 10위 삼성의 팀 방어율은 5.88이었다. 반대로 팀 타격은 정규리그 1위 KIA가 팀 타율 0.302를 달성했고 팀 타율 10위 SK의 팀 타율도 0.271로 수준급이었다. 대신 SK는 무려 234개의 팀 홈런으로 공포의 홈런 군단의 위력을 보였다. 이런 타고 타고투저의 흐름은 팀 도루의 감소를 불러왔다. 

팀 도루 1위 삼성의 시즌 도루는 100개에 못 미치는 98개에 그쳤다. 그 도루 숫자 중 상당수는 도루 부분 1위 박해민의 40개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박해민의 시즌 도루 40개는 여느 때 도루왕의 도루 숫자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였다. 방망이가 연일 불을 뿜는 현실에서 부상 위험과 체력 부담이 큰 도루는 공격 전술에서 그 비중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KBO 리그 타자들이 투수들을 압도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국내 투수들의 이를 견디지 못하면서 각 팀은 외국인 투수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었다. 각 팀은 수준급 외국인 투수 영입에 온 힘을 다했고 영입에 들어가는 비용도 크게 증가했다. 그나마도 막대한 투자의 성공을 모든 팀들이 함께 할 수 없었다. 외국인 투수의 활약 여부는 팀 성적과도 직결됐다. 항간에는 외국인 선수 보유를 늘리고 출전 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도 했다. 그만큼 지나친 타고 투저에 대한 심각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런 와중에도 롯데 박세웅, KIA 임기영, NC 장현식 등 젊은 투수들의 리그 선발 투수의 한 축으로 자리 잡는 긍정적 장면도 나타났다. 젊은 투수 기근의 시대에 이들의 등장은 오아시스와 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투수는 부족하고 질적 향상을 이루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타자들은 나날이 힘을 키우고 투구에 대한 빠른 적응력을 보이고 있고 올 시즌 등장한 영건들이 내년 시즌에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프로야구의 극심한 타고투저는 건강한 리그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다. 항상 반복되는 타격전은 야구팬들에게도 피로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문제는 이런 타고투저의 리그지만, 정작 국제경기에서는 타자들이 힘을 쓰지 못한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WBC에서 야구 대표팀은 마이너리거들이 주축을 이룬 외국 팀들과의 경기에서 타격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낯선 투수들에 대한 적응력의 문제가 있었지만, 타고투저리그의 어두운 한 단면이었다. 우물 안 개구리식의 기형적인 타고투저 리그는 우리 타자들의 진짜 능력을 가리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가지게 하는 일이었다. 

어떤 일이든 한쪽으로 힘이 쏠리게되면 그 부작용이 크다. 우리 프로야구도 타격의 힘을 지나치게 커지면서 그 후유증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이 시급하다. 시즌 초반 강화되다 흐지부지되는 스트라이크 존 확대를 지속적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 선수 규정 변경은 FA 시장의 이상 과열 현상이 지속되는 현실과 맞물며 변화를 검토할 시기가 됐다. 무엇보다 극심한 타고투저가 리그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음을 모두가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대안이 내년 시즌에는 가시화될 수 있을지 이에 대한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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