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러시아 월드컵] 대한민국, 벼랑 끝에서 이룬 역대급 반전 드라마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이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세계 최강 독일에 승리하며 의미 있는 월드컵 마무리를 했다. 대표팀은 예선 3차전에서 후반 막판 2골을 성공시키며 2 : 0으로 승리했다. 대표팀은 1승 2패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의 마지막 불씨를 살렸지만, 16강 진출 티켓은 멕시코, 스웨덴이 가져갔다. 

스웨덴은 멕시코를 3 : 0으로 누리며 조 1위로 16강을 확정했고 멕시코는 2승을 먼저 하고도 예선 탈락의 위기에 몰렸지만, 독일의 패배로 16강행을 확정했다. 대한민국에 크게 승리해 16강 진출을 확정하려 했던 독일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 속에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전 대회 우승 팀이 그 다음 대회 부진한 징크스를 독일도 넘지 못한 셈이었다. 애초 독일은 그런 징크스를 넘어설만한 전력으로 평가됐지만, 독일은 그들의 월드컵 역사에서 최초로 조 예선을 통과하지 못하는 아픔을 겪고 말았다. 

독일에 역대급 충격을 안겨준 대한민국이지만, 경기 전망은 비관적이었다.대표팀은 이미 예선 2전 2패, 사실상 대한민국의 16강 진출의 가능성은 거의 사라진 상황이었다. 2패 후 맞이해야 할 상대는 세계 최강이고 불리는 독일, 게다가 독일은 대회 시작된 기대와 달리 예선 통과를 위해 예선 마지막 경기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그만큼 정신 무장이 단단히 된 세계 최강팀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독일을 상대할 대표팀의 내부 상황도 좋지 않았다. 연이은 패배로 팀 사기가 크게 떨어졌다. 축구 대표팀을 향한 비난 여론은 들끓고 있었고 몇몇 선수들에 대한 비난은 심상치 않은 수준이었다. 이는 감독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선수들의 의욕이 떨어질 수 있었다. 여기에 주전 미드필더 겸 주장인 기성용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대표팀은 이래저래 만신창이가 된 몸을 이끌고 굶주린 사자와 맞서야 하는 상황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경기를 지켜보는 축구팬들 역시 승리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다. 크게 패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더 앞선 경기였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상황은 변했다. 대표팀은 경기 내내 강력한 투지와 조직력으로 독일과 맞섰다. 독일은 승리를 위해 강하게 대표팀을 압박했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력은 이전 2경기와는 달랐다.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하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절실함은 독일의 승리 의지 그 이상이었다. 경기는 팽팽했고 시간이 흘러갔다. 

독일은 점점 초조해졌다. 그 사이 다른 경기장에서는 16강 진출 경쟁팀 스웨덴이 연이어 골을 성공시키고 있었다. 독일로서는 승리 외에는 16강 진출의 경우의 수가 없었다. 독일은 더 거세게  대한민국 골문으로 향했다. 공격수를 늘리고 더 앞으로 전진했다. 독일로서는 한시라도 빨리 골을 넣어야 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침착하게 그들의 공세를 막아냈다. 이번 대회 최대의 수확이라 할 수 있는 골키퍼 조현우는 연이은 선방쇼로 독일의 골 기회를 차단했다. 이번 대회 그동안의 비난을 이겨내고 호평을 받고 있는 김영권을 중심으로 한 수비진은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로 독일 공격을 막아섰다. 여기에 독일 선수들의 조급함은 결정적인 골 기회에서 번번이 슛을 빗나가게 했다. 

대표팀은 독일을 공세를 막아내는 한편으로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날카로운 역습으로 득점을 함께 노렸다. 독일이 수비라인을 극단적으로 올린 후반전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추가시간이 적용되는 시점에 코너킥에 이은 문전 혼전 상황에서 김영권이 독일의 골문을 갈랐다. 헌신적인 수비로 대표팀 수비라인을 이끌었던 김영권의 과감한 공격 가담이 이뤄낸 결과였다. 

하지만 골 세리머니를 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선심의 오프사이드 판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분명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대표팀의 강력한 항의에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 가동됐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에게 아픔을 안겨주었던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었지만, 독일전은 달랐다. 김영권의 골은 인정됐고 대표님은 마음껏 기쁨을 나눌 수 있었다. 

이후 독일은 더 극단적인 공격으로 나섰다. 그들에게 0 : 1패배나 0 : 2 패배가 큰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골키퍼까지 공격에 가담했다. 대표팀은 독일의 이런 공세에도 흔들리지 않았고 도리어 텅 빈 독일 골문에 손흥민이 추가골을 넣으면서 승리를 확정했다. 긴 추가시간이 지나고 대표팀은 2 : 0 승리의 결과를 받아들 수 있었다. 16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대표팀은 월드컵 역사에 남을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하며 세계 최강이라 자부하던 독일에 너무나 큰 아픔을 안겨주었다. 외신은 경기 직후 곧바로 속보로 독일의 예선 탈락 소식을 알렸다. 아울러 그동한 혹평 일색이었던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력에 대해서 호의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대표팀은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우리 축구의 저력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확실히 보여주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경기력은 예선 첫 경기 스웨덴전부터 보여주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당시 대표팀은 지나친 수비적 경기 운영으로 결과와 과정 모두에서 만족스럽지 않은 모습이었다. 대표팀은 수비를 단단히 하는 실리 축구를 시도했지만, 내용은 졸전이었다. 결국, 그 패배의 여파는 멕시코전까지 이어졌고 예선 탈락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우리의 경기력도 문제였지만, 우리와 상대하는 팀들의 전력이 예상보다 강하지 않았다는 점은 대표팀에 대한 아쉬움을 더 크게 했다. 마지막 독일전 승리로 그 아쉬움을 상당 부분 덜어냈지만, 대한민국으로서는 대회 전체를 놓고 본다면 실패의 기록을 남긴 러시아 월드컵이 되고 말았다. 

이는 독일전 승리로 우리 축구의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아시아 최종 예선과 대회 준비과정에서 보여준 축구 협회의 행정 난맥상은 분명 집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이 문제는 항상 제기되는 사안이었지만, 유야무야 묻히기 일쑤였다. 대표팀의 경기력을 결정하는 요인 중 큰 요소가 협화의 운영 능력임을 고려하면 축구 협회 개혁과 투명성, 공정성 확보 등 문제는 분명 해결이 필요하다. 만약, 독일전 승리로 축구 협회를 문제를 어물쩍 넘기려 해서는 곤란하다. 역설적으로 독일전 승리를 통해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이 절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한 이상 협회 문제의 해결은 더 시급하다. 

즉, 대한민국 축구는 독일전 승리의 기억으로 16강 실패의 결과를 덥으려 해서는 안된다. 냉정하게 러시아 월드컵은 실패했기 때문이다. 책임질 사람들은 그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하고 누구가 이해할 수 있는 조치와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 앞으로 4년 후 월드컵 그 이후까지 내다볼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국내 리그 개선도 절실하다. 당장은 더는 인맥축구 등 대표팀 선발의 잡음이 나와서는 안되고 실력 위주의 공정한 대표팀 선발과 운영이 필요하다. 이번에 가능성을 확인한 문선민, 이승우 등 젊은 선수들의 추가 발탁과 함께 고질적인 문제인 수비 불안을 해결할 대안 마련이 이루어져야 한다. 대표님 감독 역시 현 신태용 체제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독일전 승리는 대한민국 축구를 벼랑 끝에서 탈출시키게 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까지 사라지게 한건 아니다. 현재 우리 축구의 수준은 아시아 예선 통과가 버거운 상황이다. 우리 축구의 반전 드라마는 독일전 승리로 다시 열렸지만, 그 드라마가 해피엔딩이 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독일전 승리를 일궈낸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의 투혼에는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사진 : 러시아 월드컵 홈페이지, 글 : 지후니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시선] 4월의 마지막 날, 강릉 사천 해변의 일출

때 이른 더위가 함께 한  4월의 마지막 주말,  강릉으로 향했습니다.  하루의 휴식이 더해져서인지  보다 여유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이른 새벽 일출 장면을 담을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크고 둥그런 해를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멋진 일출은 부지런함과 운도 함께 따라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떠나보내는 4월의 마지막 날 일출이라는 사실은  그 모습을 더 의미 있게 했습니다.  그 아쉬움을 함께 하며 강릉 사천해변에서 담은 일출의 장면들을 모아보았습니다.  여명, 파도가 함께 하는 바위들 운무를 뚫고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는 아침 해 짧은 순간, 더 높이 떠오른 해 결국, 수평선과 함께 하는 해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이른 새벽 하루의 시작과 함께 하는 해는 묘한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이 에너지가 5월 한 달 모든 이들에게 긍정의 에너지로 작용하길 기대해봅니다.  사진, 글 : 지후니(심종열)

[롯데 대 kt 5월 3일] 경기 흐름 뒤바꾼 심판 판정에 집중력 잃은 롯데

5월 3일 롯데와 kt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는  초반 분위기를 롯데가 주도했다. 롯데는 전날 9 : 0 대승의 분위기를 이어가며 kt 에이스 피어밴드를 상대로 안타를 양산했고 4회까지 롯데의 팀 안타는 9개였다. 물론, 병살타 2개에 중간에 나오면서  안타에 비해 2득점에 그친 결과는 아쉬웠지만, 선발 투수 애디틴이 3회까지 거의 완벽한 투구를 한 탓에 롯데의 우세는 공고해 보였다.  롯데 팀  타선의 분위기라면 kt 선발 피어밴드는 더 버티기 힘들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전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 이상을 해냈던 피어밴드로서는 그 기록이 깨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4회 말 kt 공격에서 상황은 급변했고 경기는 순식간에 kt 우세로 반전했다. kt 타선은 4회 말을 기점으로 폭발했고 이후 득점행진을 이어갔다. 이를 기점으로 kt는  초반 불안했던 선발 투수 피어밴드마저 컨디션을 회복했고 불펜진 역시 단단한 못습을 보였다.  다. 결국, 경기는 kt의 8 : 2 승리로 마무리됐다.  초반 롯데 타선의 분위기와 선발 투수 애디튼의 투구내용을 고려하면 예상할 수 없었던 결과였다. 초반 위기를 수 없이 넘기며 실점을 최소화했던 kt 선발 피어밴드는 6이닝 10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또 한 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완성했다. 최근 경기에서 잘 던지고도 승수를 쌓지 못했던 피어밴드는 모처럼 승리 투수가 되며 시즌 4승을 기록했다. 피어밴드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엄상백, 심재민, 이상화 세 명의 kt 불펜진은 단 1안타로 롯데 타선을 막아내며 단단해진 kt 불펜진의 위용을 과시했다.  그동안 타선의 부진으로 고심했던 kt는 팀 12안타에 집중력을 보이며 대량 득점 경기를 만들어냈다. kt는 박경수가 3안타, 오정복, 장성우, 정현이 각각 2안타로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특히, 주전 유격수 박기혁을 대신해 선발 출전한 신...

[두산 대 KIA KS] 뜻대로 풀린 마운드 운영, 우승에 성큼 다가선 KIA

접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2017 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KIA의 일방적 우세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KIA는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5 : 1로 승리했다. 1차전 패배 이후 KIA는 내리 3연승하면서 한국시리즈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두었다. 아직 시리즈는 끝나지 않았지만, KIA로서는 절대 우세한 자리를 선점한 것이 분명하다.  KIA의 3연승 배경에는 마운드으 힘이 절대적이다. 2차전이 중요한 분수령이었다. 2차전 KIA는 선발 투수 양현종의 완봉투로 1 : 0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KIA는 시리즈 1승 1패의 균형을 맞춘것 외에 선수단 전체가 자신감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1차전 우완 에이스 헥터가 두산 에이스 니퍼트와의 맞대결에서 밀리며 패했던 KIA는 1차전에서 이어 2차전에서도 타선마저 부진하면서 힘든 경기를 했다. 오랜 휴식에 따른 타격감 저하는 분명 피할 수 없었던 KIA였다. KIA는 2차전에서 단 1득점에 그쳤다. 그 1득점도 김주찬의 재치있는 주자 플레이와 두산 내야진의 실책성 플레이가 있어 가능했다. KIA 타선은 두산 선발 장원준을 상대로 고전했다. 만약 먼저 득점을 허용했다면 승부는 두산쪽으로 크게 기울 수 있었다. 하지만 선발 등판한 양현종이 무실점 투구로 선발 대결에서 밀리지 않았고 투구 수도 잘 조절하면서 한 경기를 고스란히 책임졌다. KIA로서는 타선의 부진이 아쉬웠지만, 마운드 소모를 줄인 최고의 승부였다.  이후 KIA 마운드 운영을 말 그대로 술술 풀렸다. 3차전 선발 등판한 팻딘은 한국시리즈 준비 기간 팀 내 투수중 최고의 컨디션을 보였다는 말이 허언이 아님을 증명했다. 팻든은 7이닝 3실점 호투로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다. 시즌 중 기복 있는 투구로 헥터, 양현종에 비해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팻딘이었지만, 한국시리즈 3차전 투구는 이런 불안감을 완전히 불식시키는 투구였다. 이런 팻든과 맞대결한 두산 선발 보우덴의 부진이 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