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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프로야구] 두산 정진호, 1.5군 설움 날린 사이클링 히트 쇼






본격적인 여름 레이스가 시작된 2017 프로야구에서 대기록이 작성됐다. 6월 7일 두산과 삼성의 경기에서 두산 외야수 정진호는 역대 23번째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그의 사이클링 히트가 더 대단한 건 5회 안에 그 기록이 완성됐기 때문이다. 

전날 삼성 12득점, 두산 10득점으로 타격전을 펼친 양팀은 6월 7일 경기에서도 초반부터 난타전의 경기를 했고 그 과정에서 정진호는 4번의 타석에서 안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때려냈다. 정진호의 대활약과 불펜진의 역투가 더해진 두산은 전날 연장전 패배를 설욕하며 9 : 7로 승리했다. 두산 선발 투수 유희관은 6이닝 동안 7실점 하면서 부진했지만, 타선과 불펜진의 지원 속에 시즌 6승에 성공했다. 

전날 경기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던 삼성은 선발 투수 우규민이 초반 강판당하며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삼성은 타선이 두산 선발 투수 유희관을 상대로 폭발했지만, 두산 불펜진에는 무득점으로 막히며 더는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없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앞서 언급한 대로 두산 정진호였다. 정진호는 마침 2군에서 콜업 된 후 첫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대기록을 달성하며 최고의 하루를 만들어 냈다. 올 시즌 1군 등록과 말소를 반복하며 다소 고달픈 시즌을 보내고 있는 정진호로서는 자신의 존재감을 한껏 보여준 경기였다. 

2011시즌 대졸 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정진호는 우투 좌타라는 장점에 기동력을 겸비한 외야 유망주였다. 하지만 두산의 두터운 선층에 출전 기회를 잡기 어려웠다. 정진호는 2011, 2012시즌 1, 2군을 오가며 주로 대타, 대주자, 대수비로 1군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주전 도약은 너무 먼 이야기였다. 

정진호는 2시즌 후 상무에 입단해 군 복무를 마치는 결정을 했다. 퓨처스리그 상무에서 정진호는 상당한 타격 능력을 선보인 정진호는 부품 꿈을 안고 2015시즌 두산에 복귀했지만, 그가 맞이한 현실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두산 외야진에서 그의 자리가 없었다. 두산의 화수분에서 쏟아지는 다수의 유망주와 기존 외야진과의 경쟁에서 정진호는 자리를 잡을 수 없었다. 그의 자리는 제4, 제5 외야수였다. 팀 상황 변화에 따라 1군 엔트리에 등록과 말소를 반복하는 자리였다. 흔히 얘기하는 1.5군 선수였다. 

올 시즌에도 그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정수빈이 군에 입대했지만, 민병헌, 김재환, 박건우로 구성된 외야 주전 라인업은 단단했다. 정진호는 백업 자리를 놓고 다수의 유망주들과 경쟁해야 했다. 어느덧 20후반에 다다른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조급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정진호는 한정된 출전 기회에서 자신의 인상적인 활약을 해야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정진호에게 근 한 달여 만에 선발 출전 기회가 주어졌다. 주전 외야수 중 한 명이 박건우의 부상 때문이었다. 정진호는 그 기회에서 엄청난 활약을 했다. 선발 우익수 겸 2번타자로 경기에 나선 정진호는 1회 말 첫 타석 2루타를 시작으로 3회 말 3루타, 4회 말 안타, 5회 말 홈런포를 연이어 때려내며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정진호는 5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때려내며 5타수 5안타 2타점 3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23개의 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 속에서 가장 돋보였다. 당연히 두산의 승리에 있어 정진호는 최고 수훈 선수였다. 

정진호로서는 사이클링 히트 달성자라는 타이틀과 함께 앞으로 경기에서 더 많은 출전기회를 부여받을 계기를 마련했다. 정진호는 적은 출전 기회에서 올 시즌 0.313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주루 플레이 능력도 있고 수비폭도 넓다. 상시 출전할 수 있다면 더 나은 플레이를 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지만, 그동안 두산의 두터운 선수층을 뚫기 어려웠다. 

하지만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하고 최고의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선수를 벤치에 앉히기는 힘들어 보인다. 두산은 당분간 정진호에게 선발 출전 기회를 줄 가능성이 크다. 정진호로서는 6월 7일 사이클링 히트가 우연이 아닌 그의 실력임을 입증한 기회가 생겼다. 정진호가 이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며 제4, 제5 외야수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울러 이런 선수가 1, 2군을 오가야 하는 두산의 선수층이 새삼 부럽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사진 :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 글 : 지후니(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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