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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희망과 불안 교차한 한. 일전의 영건들







한국과 일본, 대만 프로야구 차세대 스타들의 대결장인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첫 경기 한일전에서 대표팀이 웃지 못했다. 대표팀은 일본과의 대회 개막전에서 우세한 경기 흐름을 지키지 못하고 이번 대회에서 적용한 연장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7 : 8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첫 국제경기에 나서는 선수가 대부분인 대표팀으로서는 한. 일전 승리로 분위기를 고조시키려 했지만,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전체적인 경기 흐름은 우리 대표팀이 주도했다. 선발 투수 장현식은 선발 투수 대결에서 우위를 보이며 초반 분위기를 이끌었고 그의 뒤를 이은 박진형, 장필준의 무실점 투구도 인상적이었다. 타선은 4번 타자 김하성의 홈런포를 시작으로 4회 초 4득점하는 집중력을 보였다. 수비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었지만, 첫 경험하는 경기장이라는 점과 포지션 변동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무난했다. 

하지만 경기 막판 불펜진이 고비를 넘지 못하면서 다 잡았다고 여겼던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대표팀은 4 : 3으로 앞선 9회 말 수비에서 마무리 카드로 김윤동을 마운드에 올렸다. 김윤동은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상대팀 두산의 강타선을 상대로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한국시리즈의 중압감까지 이겨낸 호투의 기억과 가장 최근까지 경기를 소화하면서 상대적으로 경기 감각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김윤동은 첫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무난한 출발을 했지만, 이후 제구가 급격히 흔들렸다. 








연속 볼넷으로 1사 1, 2루 위기를 자초한 김윤동은 이후 안타를 허용하며 1사 만루의 더 큰 실점 위기에 몰렸고 함덕주에게 마운드를 넘겨줘야 했다. 김윤동은 한국시리즈 때와 달리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고 과감한 승부를 하지 못했다. 첫 국제 경기 등판에서 1점 차 마무리라는 부담을 극복하지 못한 김윤동이었다. 그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함덕주 역시 불안한 모습이었다. 등판 상황이 너무 어렵기는 했다. 1사 만루에 자칫 끝내기 패배를 당할 수 있는 상황은 함덕주에 큰 압박감으로 다가왔다. 

함덕주는 두산 소속으로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불펜 투수로 큰 역할을 했다. 시즌 중에는 제5선발 투수로 후반기 에이스급에 버금가는 투구를 했었다. 올 시즌 여러 가지로 기량이 급성장했고 최근까지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렀다는 점은 위기에서 내세울 수 있는 불펜 카드로서 적합했다. 이런 기대에도 함덕주는 부담을 떨치지 못했고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어진 두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패배를 막았지만, 대표팀의 김윤동, 함덕주 마무리 카드는 실패하고 말았다. 

승부치기에서 대표팀은 9회 말 동점 허용의 기억을 잊고 10회 초 3득점하며 다시 한 번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10회 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함덕주는 동점 3점 홈런을 허용하며 다시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대표팀은 마지막 불펜 카드라 할 수 있는 이민호까지 마운드에 올렸지만, 한껏 오른 일본 대표팀의 기세를 꺽지 못했다. 이민호는 끝내기 득점을 허용했고 대표팀은 쓰라린 패배의 기억을 안고 경기장을 벗어나야 했다. 우리 대표팀의 아쉬움과 달리 이번 대회를 시작하며 한. 일전에 대한 필승 의지를 다졌던 일본은 경기 막판 집중력에서 앞서며 홈 팬들에게 짜릿한 승리를 안겼다. 

대표팀으로서는 불펜의 필승 카드가 실패하면서 불펜 운영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역할 조정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윤동, 함덕주는 실패했지만, 그들을 대신할 수 있는 대안이 있다는 점은 위안이다. 3번째,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던 박진형, 장필준은 자신들의 장점을 잘 살리며 일본 타자들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투구를 했다. 

올 시즌 후반기 롯데의 필승 불펜조로 자리한 박진형은 주 무기 포크볼을 앞세워 공격적인 투구를 하며 1.2이닝 동안 단 한 명의 타자 출루도 허용하지 않고 무실점 투구를 했다. 그의 포크볼에 일볼 타자들은 제대로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그의 뒤를 이어 8회를 책임진 삼성의 새로운 말무리 투수 장필준은 1피안타를 기록했지만, 빠른 직구를 앞세운 힘대 힘으로 대결로 탈삼진 3개를 잡아내며 일본 타자들을 압도했다. 이번 대회 대표팀 마무리 투수 후보로 거론됐던 장필준은 자신의 역량을 확실히 보여줬다. 남은 대만전에서 두 투수는 경기 후반을 책임질 가능성이 크다. 

이들 불펜 투수들과 함께 선발 투수 장현식은 강력한 직구를 바탕으로 일본 타선을 5이닝 1실점으로 막아내며 호투했다. 직구와 슬라이더 두 가지 구질로 일본 타자들과 상대할 수 있을지 걱정 어린 시선도 있었지만, 과감한 승부로 이를 극복했다. 처음 보는 그의 직구를 일본 타자들을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서도 장현식은 흔들림 없는 투구로 위기를 벗어나는 운영 능력까지 보였다. 

올 시즌 NC의 선발 투수진의 한 축을 담당했던 장현식은 포스트시즌 호투로 KBO 리그를 대표할 수 있는 선발 투수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보였다. 장현식은 부담이 큰 한. 일전 호투로 자신의 이름을 한번 더 각인시켰다. 장현식 스스로도 한일전 호투가 자신을 더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대표팀은 경기 막판 믿었던 불펜 투수들의 난조로 패배를 당했지만, 또 다른 영건들의 호투로 희망을 함께 발견할 수 있었다. 물론, 아쉬운 투구를 했던 김윤동, 함덕주 등에게도 이 기억은 자신의 발전을 위한 좋은 자양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일전 패배는 대표팀에게 승리 이상의 긍정적인 요인도 함께 가져다주었다. 

사진: 대회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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