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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카드전 1차전] 성공한 변화, 내일을 만들어낸 KIA






10년이 넘는 세월을 지나 포스트시즌에서 대결한 KIA와 LG의 와일드카드전 1차전은 KIA의 승리였다. 5위로 와일드카드전에서 진출한 KIA는 지면 곧바로 탈락하는 중압감이 큰 상황을 이겨내고 LG에 4 : 2로 승리했다. KIA는 정규시즌과 크게 다르게 외국인 타자 필을 2번 타순에 기용하고 정규리그에 많이 출전하지 않았던 한승택을 주전 포수로 기용하는 등 다소 파격적인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섰고 이것이 적중하며 승리의 중요한 요인이 됐다. KIA는 승부를 마지막 끝장 승부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KIA 선발 투수로 나선 외국인 투수 헥터는 7이닝 5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2실점의 빛나는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1회 말 다소 힘들게 이닝을 마무리했지만, 이후 힘을 빼고 타이밍을 빼앗는 투구로 변화를 주며 긴 이닝을 책임졌다. KIA는 헥터에 이어 고효준, 윤석민, 임창용까지 3명의 베테랑 투수들을 연이어 마운드에 올려 팀 승리를 지켰다. 임창용은 KIA 유니폼을 입고 포스트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타선에서는 2번 타자로 파격 기용된 외국인 타자 필이 돋보였다. 브랫필은 2안타 2득점의 활약으로 만점 테이블 세터로 활약했다. 4회 초 팀의 선취 2득점과 6회 초 추가 1득점은 모두 그의 출루에서 시작됐다. 올 시즌 이전보다 팀 기여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며 영양가 논란에 시달렸던 필로서는 큰 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한 경기였다. 필 외에도 KIA는 중심 타선에 자리한 김주찬, 나지완이 필요할 때 득점과 연결되는 타격을 하며 팀 승리에 큰 힘이 됐다. 득점타를 날리지 못한 LG 중심 타선과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이렇게 투.타가 조화를 이룬 KIA는 특히, 내야 수비에서도 LG를 압도했다. 올해 9월 상무에서 제대해 팀에 복귀한 예비역 김선빈은 2회 말과 4회 말 모두 병살타로 연결되는 두 차례 결정적 호수비로 실점을 막아냈다. 8회 말 뜬 공을 놓치는 실책의 옥의 티였지만, 김선빈의 호수비는 선발 투수 헥터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었고 그의 투구수를 크게 줄였다. 이는 헥터의 호투로 연결됐다. 김선빈의 수비는 큰 경기에 대한 중압감을 떨치지 못하고 4회 초 2실점과 연결되는 실책을 포함해 2개의 실책을 한 LG 유격수 오지환과의 유격수 수비와 크게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이렇게 벤치의 선수기용과 투,타, 수비에서 뜻하는 대로 경기가 풀린 KIA와 달리 LG는 4위가 가지고 있는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LG는 KIA와의 와일드카드전에서 대비해 컨디션을 조절했던 선발 투수 허프가 기대대로 호투했지만, 공격과 수비에서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다. 특히, 수비에서 실점과 연결되는 실책이 나오면서 선발 투수를 힘들게 했다. 허프는 그 와중에도 7이닝 4피안타 7탈삼진 무사사구 4실점(2자책)의 빼어난 투구를 했다. 하지만 야수들의 지원 부족 속에 패전의 멍에를 쓰고 말았다. 

LG로서는 이래저래 아쉬움이 곳곳에서 드러난 경기였다. 공격에서 LG는 1회 말 다소 흔들리는 KIA 선발 헥터를 상대로 1사 1, 3루 기회를 놓치며 초반 흐름을 가져오지 못했고 2회와 4회 말에는 상대 호수비에 막혀 기회가 무산됐다. 불운이 겹치긴 했지만, LG 타자들은 상대적으로 더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이를 KIA 베터리는 잘 이용했다. LG는 0 : 4로 뒤지고 있던 8회 말 상대 실책까지 더해진 득점 기회에서 2득점 하며 반등의 가능성을 보였지만, 주루사로 흐름이 끊어지면서 더는 추격하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수비에서 발생했다. LG 주전 유격수 오지환은 1회 초 첫 수비에서 실책으로 불안감을 노출한 데 이어 4회 초 2사 2, 3루 위기에서는 정면 타구를 놓치며 이닝을 끝낼 상황을 2실점으로 바꾸고 말았다. 올 시즌 투.타에서 상당히 발전된 모습을 보인 그였지만, 포스트시즌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이는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오지환은 8회 말 마지막 타석에서 2루타를 때려내며 수비에서의 아쉬움을 조금은 덜어냈지만, 팀의 패배로 마음의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됐다. 

LG는 라인업 구성에 있어서도 고심끝에 선택된 1번 타자 김용의가 무안타로 부진했고 2안타로 분전한 3번 타자 박용택과 달리 4번 타자 히메네스와 5번 타자 채은성이 무안타로 침묵하며 타선의 연결이 원활하지 않았다. 경기 후반 추격의 2득점이 있었지만, 3개의 병살타가 말해주듯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서 팀 배팅이 아쉬웠다. KIA가 추가 득점이 필요한 6회 초 무사 2루에서 중심타자 김주찬, 나지완의 팀 배팅으로 득점에 성공한 것과는 또 다른 LG의 중심 타선이었다. 

이렇게 KIA와 LG의 와일드카드전 1차전은 결과만큼이나 과정에서 있어 상당한 대조를 보이며 양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단기전에서는 수비와 주루 등 기본에 충실한 팀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키는 경기였다. KIA는 KBO 포스트시즌 처음으로 2연승으로 5위 팀의 와일드카드전 승리를 꿈꿀 수 있게 됐다. 에이스 양현종을 마운드에 올리지 않고 승리했다는 점은 KIA에 상당히 고무적이다. 비록 1차전에 패하긴 했지만, LG는 경기 후반 선수들의 플레이가 살아나는 조짐을 보였다. 

LG는 올 시즌 후반기 우완 에이스 역할을 했던 주장 류제국을 선발 등판시켜 4위 팀의 자존심을 지키려 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류제국에 이어 또 다른 선발 요원 소사가 대기하고 있다. 1차전 선발 투수 허프가 긴 이닝을 소화해준 탓에 불펜진 운영에도 여유가 있다. KIA 역시 불펜 사정은 풍족하다. 즉, 지면 탈락하는 벼랑끝 대결에서 양 팀은 총력 마운드 운영으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1차전보다 더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이런 양 팀의 접전은 흥행성이 큰 두 팀의 대결이 한 차례 더 열릴다는 점에서는 KBO가, 준PO를 준비하는 있는 3위 넥센으로서는 끝장 대결을 펼치며 힘을 소진한 팀과 대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엷은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사진,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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