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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징비록 다시보기 11, 12회] 피할 수 없는 전쟁 앞, 조선의 안이한 대응






일본 토요토미의 전쟁 위협이 날로 노골화되는 상황에 조선의 대응은 미약하기만 하다. 일본은 내전으로 달련 된 각 지역 영주들의 군사를 하나로 모으고 훈련을 통해 전력을 강화했다. 이와 더불어 토요토미는 내정을 강화하고 전쟁을 위한 군량 및 전비 마련에도 만전을 기하며 조선과 명나라를 한 번에 정벌하려는 야심을 체계적으로 현실화했다.  


언제든 전쟁이 시작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위기에 조선은 불필요한 정쟁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다. 사실 조선은 민심이반과 무너진 조세제도로 국가 재정이 어려웠다. 여기에 안이한 집권층의 외침에 대한 인식으로 제대로 된 전쟁 대비를 하지 않았다. 성곽을 보수하거나 축성은 지지부진했고 군사들의 모집과 훈련도 부실했다. 


물론, 류성룡을 비롯한 일부 대신들은 전쟁 위협을 감지하고 대비를 주장했지만, 조정에서 그들의 주장은 미약하기만 했다. 선조는 오히려 수군 폐지를 명하며 논란을 자초했다. 수군을 나라 방위의 최후 보루로 여기던 류성룡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류성룡은 왕명에 반하며 이에 반대했다. 마침 그와 정치적 대립관계에 있었던 이산해가 류성룡에 힘을 실어주면서 이 문제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선조는 이런 상황을 왕권에 대한 도전으로 여기고 대신들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낸다. 이는 전쟁 대비를 더 힘들게 했다. 류성룡은 비밀리에 이순신의 거북선 건조를 지원하고 비격진천뢰 개발을 진행했다. 이 사실이 선조에 알려지면서 류성룡은 정치적으로 큰 위기를 맞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진심을 안 선조는 류성룡에 대한 신뢰를 재 확인했다. 


보통의 경우라면 선조가 류성룡의 전쟁 대비에 힘을 실어주어야 했지만, 선조는 전쟁 위협을 애써 외면하며 일상의 삶을 유지하려 했다. 그럴수록 일본의 조선 침략 시계는 점점 빨리 움직였다. 원치 않는 전쟁에 나서야 하는 일본의 선봉장 고니시는 그의 사위 대마도주를 비밀리에 파견해 전쟁이 임박했음을 경고했지만, 선조의 조정은 이를 무시했다. 


이제 전쟁을 필연적인 일이 됐다. 조선 침략에 모든 국력을 집중한 일본, 수백 년 이어진 평화시기에 나라 기강이 헤이질 대로 해이해진 조선의 대결은 뻔한 승부가 될 것이 자명했다. 류성룡은 그가 천거하고 거북선 건조까지 지원한 이순신에 철저한 전쟁 대비를 당부하며 그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려 했다. 


하지만 이미 전쟁 전에 스스로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는 조선의 상황은 류성룡을 절망하게 했다. 조총이라는 신식 무기로 무장한 피폐한 삶을 바꿔보려는 독이 오를 대로 오른 일본의 정예 수십만 대군을 맞이해야 하는 조선의 군사력은 이들의 상대가 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국제 정세마저 일본에 유리하게 전개됐다. 조선이 사대국인 명나라마저 과거 힘을 잃고 국력이 쇠약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국가적 위기가 눈앞에 다가온 조선이었지만, 조선은 내정 문제와 왕과 신하, 각 정파 간 정쟁에 빠져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민심 역시 조정과는 괴리가 생기고 있었다. 이런 민심을 달래기 위해 국방력 강화를 위한 정책들마저 후퇴되는 악순환 속에 임진왜란이라는 비극적인 역사는 이미 예고돼 있었다. 


사진,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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