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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프로야구] 세월 역행한 두산 불펜 정재훈, 그의 후반기는?





2016 프로야구 후반기가 시작되는 시점에 선두 두산은 2위 NC에 4.5경기 앞서있는 여유 있는 1위를 달리고 있다. 1위라는 성적과 함께 투.타에서 가장 안정적인 저력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산의 정규시즌 우승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두산을 두고 7할 승률과 100승까지도 기대할 만큼 올 시즌 두산은 무적의 팀이다.  


니퍼트, 보우덴 외국인 우완선발 투수와 장원준, 유희관으로 이어지는 든든한 좌완 선발 선발진에 허준혁을 비롯한 제5선발 군은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하고 있다. 역대급 선발진이라 해도 될 정도다. 여기에 주전과 백업의 구분의 무의미한 두산의 야수진은 공격은 물론, 수비력에서도 리그 최상급이다. 수년간 두산의 고민이었던 외국인 타자 역시 에반스가 리그 중반 되살아나면서 타선의 완벽함을 더했다. 부상중이던 오재일의 복귀는 타선이 깊이를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투.타의 조화 속에 두산은 후반기에도 1위 독주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2위 NC가 전열을 정비했지만, 에이스 해커가 부상복귀 이후 어떤 투구를 할지 지켜봐야 할 부분이고 3위 넥센은 엷은 선수층이 약점이다. 그 외 팀들은 상위권을 바라보기 보다는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할 상황이다. 이런 순위경쟁 판도는 1위 두산과의 대결에서 전력을 다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이렇게 편안한 후반기가 예상되는 두산이지만,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다. 워낙 앞도적인 선발진의 활약에 가려졌지만, 불펜진의 불안감이 그것이다. 특히, 마무리 이현승이 여름이 되면서 부진했다. 


이현승은 지난 시즌 중반 마무리 투수로 변신한 이후 포스트시즌, 국가대항전까지 호투를 거듭하며 두산의 수호신으로 거듭났었다.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두산은 주저 없이 이현승을 마무리 투수로 하는 불펜진을 구성했다. 이현승에게는 시즌 후 FA가 되는 강력한 동기부여 요소도 있었다. 하지만 7월 들어 이현승은 8점대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강력한 마무리 투수의 면모를 잃었다. 부상 우려와 함께 풀타임 첫 마무리 시즌에 따른 체력부담이 지적됐다. 강타선과 강력한 선발 투수진을 갖춘 두산이지만, 마무리 투수가 흔들린다면 이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두산으로서는 마무리 이현승의 부진을 상쇄할 수 있는 또 다른 베테랑 불펜 카드 정재훈의 존재는 더없이 소중하다. 지난 시즌 FA 보상 선수로 10년 넘게 함께 했던 두산을 떠나 롯데에서 선수생활을 해야 했던 정재훈은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어려움을 겪었다. 올 시즌을 앞둔 2차 드래프트에서 두산이 그를 선택하자 프랜차이즈 선수에 대한 예우 차원의 선택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실제 정재훈은 2014시즌부터 내림세에 접어든 모습을 보였다. 직구의 구속이 떨어지면서 주 무기 포크볼의 위력이 반감됐기 때문이었다. 두산으로서는 성적보다는 정재훈의 풍부한 경험이 젊은 투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겼다. 


두산의 작은 바람과 달리 올 시즌 정재훈은 놀라운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정재훈은 전반기 팀 내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49.2이닝을 소화했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그에게 부담이 될 수 있었지만, 정재훈은 2이닝 투구까지 자주 소화하며 불펜진을 든든히 지켰다. 성적도 준수했다. 정재훈은 2.72의 방어율에 21홀드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리그 최정상급 불펜 투수라 해도 손색이 없는 성적이다. 정재훈이 있어 두산은 승리하는 경기하는 경기에서 한층 더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그가 올스타 불펜투수로 선정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정재훈이 올 시즌 이런 활약을 할 거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친정팀으로의 복귀로 심기일전했다는 것만으로 설명하기에는 지난 수년간 그의 내림세가 뚜렷했기 때문이었다. 정재훈은 흐르는 세월을 역행하기보다는 이를 인정하고 이에 맞는 투구 패턴을 통해 그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정재훈 떨어진 직구 스피드를 끌어올리려 하지 않았고 대신 속도 변화와 제구로 승부했다. 변화구의 종률를 늘렸고 과감한 몸쪽 승부를 통해 변화구의 효과를 극대화 했다. 정재훈의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타고투저 현상이 다시 강해진 올 시즌이지만, 정재훈은 타자들을 상대하는 데 있어 구위가 전부가 아님을 확실히 보여줬다. 


후반기 레이스에서도 두산 불펜에서 정재훈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다하다. 마무리 이현승이 부진하자면 마무리 역할도 나눠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에 따른 체력부담은 관리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정재훈은 전반기 막바지에 이르면서 공략당하는 빈도가 높아졌다. 월간 방어율을 살펴도 6월에는 방어율이 4점대로 7월에는 5점대로 높아졌다. 팀이 높은 승률을 유지함에 따라 많은 등판을 한 것이 역설적으로 그에게 부담이 됐다. 


올 시즌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동반 우승에 도전하는 두산으로서는 정재훈의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 일단 부상에서 복귀해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이고 있는 윤명준이 있고 후반기 군에서 제대하는 이용찬, 홍상삼 두 불펜 투수의 가세는 두산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전까지 김강률, 오현택 등 기존 불펜 투수들의 분전이 필요하다. 지난 시즌 불펜진에서 큰 활약을 했던 함덕주가 제 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무엇보다 마무리 이현승이 부진을 떨쳐내는 것이 급선무다. 


지난 시즌 팀의 극적인 한국시리즈 우승을 타 팀 소속 선수로서 지켜봐야 했던 정재훈에게는 올 시즌이 너무나 소중하다. 선수 생활 황혼기에 접어든 그에게 우승에 대한 열망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어쩌면 그의 절실함이 올 시즌 부활의 원동력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정재훈이 후반기에도 전반기와 같은 투구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그렇게 된다면 우승으로 향하는 두산의 발걸음을 한층 더 가볍게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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