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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징비록 다시보기 8회] 살얼음 정국 속, 서인의 자충수







계속되는 일본의 전쟁 위협과 이에 따른 이상 징후는 일반 국민들을 불안하게 했다. 이는 민심 이반을 불러왔다. 이미 각종 불합리한 제도로 피폐해진 민생을 돌보지 않은 조정에 대한 불신이 가득한 국민들은 제 살길을 찾기 위해 북으로 이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일본과 가까운 남해안 지역에서 더 두드러졌다.


전쟁 위험을 감지하고 있던 조정으로서는 흔들리는 민심을 달랠 필요가 있었다. 선조는 류성룡에서 지역의 상황을 살피게 하고 현장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전권을 주는 한편 자신의 강력한 의지를 담은 교서를 발표하며 민심을 수습하려 했다. 선조는 국민들의 이주를 강제로 막고 지역의 군사를 늘리고 성곽을 보수하는 등 외침에 대비한 조치를 하도록 했다. 이와 더불어 전쟁위협을 공공연히 제기하는 이들을 유언비어 유포로 징벌하는 강력한 통제를 하려 했다.


이런 선조의 조치는 강력한 왕권에 바탕을 둔 것이었다. 이는 신권을 중시하는 조정 대신들에게는 큰 위협이었다. 특히, 집권 세력인 동인보다는 서인들의 반발이 더 심했다. 서인들은 과거 옥사를 통해 동인 세력을 몰아내고 정권을 잡았지만, 선조의 견제로 정치적으로 확실한 입지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서인은 정치적 성향이 다른 선조보다는 선조를 이을 미래 권력과의 조합으로 다음을 대비하려 했다. 서인으로서는 자신과 잘 맞는 인물이 세자가 되는 것이 중요했다. 서인은 급박하게 돌아아가는 정세를 이용, 세자 책봉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하지만 첫번째 시도는 동인 측이 협조하지 않으면서 실패로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잠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던 동. 서인은 다시 대립각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 동. 서인의 권력 균형을 중시하는 선조의 정치적 행보 속에 서인은 독자적인 세자 책봉을 추진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일본의 위협이 점점 심화되고 전쟁의 기운이 높아지자 서인은 명분을 앞세워 세자 책봉을 추진했다. 이번에는 서인들의 중심으로 선조를 압박했다. 이이 한 차례 선조를 분노케 했던 서인으로서는 정치적 위험을 감수한 시도였다. 서인 측은 급변하는 정세 속에 후계구도 확립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선조는 이런 서인들의 행동을 왕권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했다.



결국, 서인들의 세자 책봉 움직임은 서인 세력의 숙청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동. 서 양당의 균형을 유지하던 조선 조정의 균형추가 무너지는 것을 의미했다. 이미 서인 측의 모함으로 다수의 우호세력이 피의 숙청을 당한 전력이 있는 동인으로서는 이를 되갚아줄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었다. 노회한 정치인인 동인의 영수 이산해가 이 기히를 놓칠 리 만무했다.



이런 조선의 정치적 대립 속에 일본은 조선과의 전면전을 준비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었다. 토요토미는 침략 전쟁의지를 더 강하게 내비치며 영주들을 독려했다. 고니시와 대마도 영주는 국서를 위조하는 등의 방법으로 전쟁 발발을 최대한 막아보려 했지만, 최고 실력자의 의지를 꺾기는 역부족이었다. 조선과 일본의 전면전은 불가피해지는 상황이 됐다.



물론, 조선도 일본과의 전쟁을 대비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나름 남해안의 방비대책을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조선은 일본 군사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그들의 조총을 이용한 전술에도 무지했다. 조선은 북방민족과의 대결에서 효과를 본 기마병들을 주축으로 전쟁에 대비하고 있었다. 또한 지역별로 방어진을 구성하는 진관 체제 대신 중앙군을 중심으로 한 제승 방약 체제를 중심으로 한 군제를 유지했다. 류성룡은 지역별로 군대를 주둔시키는 진관 체제로의 전환을 주장했지만, 현실적인 제약은 이를 어렵게 했다.



결국 조선은 전면전을 대비하지 못한 채 일본군의 침략을 맞이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었다. 이 와중에 계속되는 정치적 혼란은 조선의 전쟁 대비를 더 어렵게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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