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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징비록 다시보기 17회] 싸우는 법 잃어버린 조선, 이순신의 등장






개성으로 파천한 선조는 계속되는 패전과 전쟁 발발의 책임을 물어 영의정 이산해와 좌의정 류성룡을 파직을 명한다. 이는 왕과 조정이 전란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이반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일이기도 했다. 애초 선조는 좌의정 류성룡에 대해서는 파직보다는 자신의 전쟁 대처에 대해 비판을 무마하기 위한 의미가 강했다. 


하지만 류성룡은 좌의정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나며 선조의 항전의지 부족을 질타했다. 그는 싸우지도 않고 피하기에 급급한 왕과 조정을 국민들이 신뢰하지 않는 상황에서 전란 극복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음을 이유로 들었다. 류성룡의 북방을 지키던 병력과 호남지역에서 도성 한양으로 향하는 지원군 등을 모아 개성에서 일전을 벌일 것을 주장했다. 


이런 류성룡의 바람에도 전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지원군의 도착이 지연됐다. 호남의 지원군은 도성 함락 소식에 전의를 잃고 돌아간 상황, 선조는 일본군의 진격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한편 한양에 무혈입성한 일본군은 전열을 정비하며 계속 진군을 준비 중이었다. 그들 역시 진군 과정에서 입은 피해가 상당했다. 


고니시의 부대는 탄금대 전투에서 신립의 조선군과 접전을 펼치며 상당수가 죽거나 부상당했고 가토의 부대는 선봉장이었던 장수 사야가가 그의 병사 수천 명을 이끌고 조선군에 투항하면서 전력이 약화된 상황이었다. 일본에서 추가로 상륙하는 증원군이 도착할 때까지 진군은 힘든 상황이었다. 







일본군은 군량미 중 일부를 피난 가지 못한 도성의 조선인들에게 나눠주면서 조정에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민심을 자신들 쪽으로 돌리려 했다. 명나라까지 진격을 생각하고 있는 일본군으로서는 조선인들이 추후 병사과 부역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전쟁에 지친 조선인들은 이런 일본군에 항전하기보다는 우호적인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조선군이 전열을 정비하지 못하고 일본군이 속속 증원되는 가운데 선조는 또다시 파천을 지시한다. 패전이 명확한 싸움을 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류성룡 역시 이를 무조건 반대만 할 수 없었다. 류성룡은 호남지역 지원군의 북상을 독촉하는 문서를 보내는 한 편, 전쟁 전부터 준비하던 신무기 개발을 챙기며 내일을 기약해야 했다. 


다시 평양으로 왕과 조정이 길을 떠나는 사이, 남쪽 바다에서는 전쟁 대처를 두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순신이 이끄는 전라 좌수영 장수들은 자신의 관할 지역에 대한 수성과 적극적인 공세를 두고 논쟁을 거듭했다. 먼 거리를 이동해 싸울 경우 큰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순신은 수군의 출전을 지시하며 적극적으로 적과 맞서 싸울 것을 천명했다. 


임진왜란의 영웅 중 한 명이었던 이순신이 등장이었다. 대부분의 장수들과 병사들이 일본군의 기세에 눌려 싸울 의지를 잃고 있는 상항에서 이순신과 그의 수군은 조선의 마지막 희망이었다. 이미 이순신의 수군은 류성룡과 협력하며 전쟁에 대한 대비를 착실히 하고 있었던 몇 안되는 부대였다. 앞으로 이순신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렇게 희망이 불꽃이 다시 피어나기 시작된 조선이지만, 선조와 조정의 전쟁 대처는 아직 미흡하기만 하다. 현실론을 앞세우고 있지만, 국난 극복을 위해 정작 필요한 국민들의 힘을 하나로 결집하려는 시도는 나오지 않고 있다. 선조는 세자를 세웠지만, 자신의 권력 기반이 흔들리는 것을 막는데 더 집착하고 있고 동. 서인으로 나뉜 조정을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항에서 류성룡은 선조에 눈에 가시처럼 여겨지며 관직에서 물러나 힘을 잃고 말았다. 하지만 선조는 그의 능력을 무시할 수 없었고 귀양과 같은 조치는 하지 않았다. 선조와 류성룡의 보이지 않는 대립과 불편한 동거가 지속되는 가운데 앞으로 조선이 어떻게 전열을 정비해 일본군에 맞설지 일군의 조선 침략을 인지한 명나라의 움직임도 중요한 변수로 등장했다. 하지만 아직 조선의 상항은 답답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사진,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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