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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프로야구] 위기의 히어로즈, 흔들리는 야구 전문 기업의 꿈






올 시즌 하위권 전력이라는 평가에도 정규리그 3위로 순항하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가 이 큰 위기에 봉착했다. 창단 이후 팀을 이끌던 실질적 구단주 이장석 대표가 사기, 횡령 등의 혐의로 피소됐기 때문이다. 애초 과거 팀이 어려울 때 받았던 금원의 성격을 놓고 벌어진 분쟁이 고소, 고발전으로 번지면서 불거진 일이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20억원의 용도는 이장석 대표가 주장한 대로 단순 대여금이 아닌 지분 투자인 것이 분명해졌다. 즉, 히어로즈 구단은 투자자에게 약속한 대로 40%의 지분을 넘겨야 한다. 이느 구단이 경영권에 영향을 주는 사안이다. 


여기에 구단 운영과정에서 이장석 대표와 단장이 구단의 자금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는 횡령 혐의는 중대 범죄다. 영장 실질 심사를 통해 이장석 대표의 구속은 면했지만, 재판 과정에서 죄가 인정되고 실형이 선고된다면 이장석 대표는 구단의 임원으로의 권리가 사라진다. 물론, 간접적인 방법으로 구단 운영에 관여할 수 있지만, 구단 이미지 추락과 이에 따른 후폭풍을 피할 수 없다. 







이런 일련의 사건이 심각하게 다가오는 건 이장석 대표가 사실상 히어로즈라 해도 될 정도로 구단에 대한 그의 위치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히어로즈는 창단 때부터 기존 구단과 크게 차이 나는 팀 운영으로 우리 프로야구에 새 바람을 몰고 왔다. 모기업의 후원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던 프로야구 구단과 달리 네이밍 스폰서 방식 도입과 자체 마케팅으로 구단 운영자금을 조달하고 수익을 내는 구단 운영은 누구도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물론, 창단 초기 스폰서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심각한 자금난에 빠졌고 주력 선수들을 현금 트레이드해 운영 자금을 마련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지금의 위기도 당시 자금 확보과정에서 파생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메인 스폰서 넥센 타이어가 자리하면서 자금난에 완화됐고 구단 운영이 정상화되기 시작했다. 때마침 국제대회 선전으로 침체기에 있었던 프로야구가 제2의 부흥기를 맞이했다. 히어로즈에는 또 다른 기회였다. 


히어로즈는 올 시즌 전까지 홈구장으로 사용하던 목동구장이 타자 친화구장임을 최대한 활용했다. 이에 맞게 선수 구성을 변화시켰고 선수들의 파워를 업그레이드하는 훈련방식을 도입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히어로즈는 리그 최강의 공격력을 갖춘 팀으로 거듭났다. 이 공격력에 투자 대비 최고의 효과를 만들어낸 외국인 선수 영입, 신예 선수들의 육성과 이들의 성장이 더해지면서 넥센은 자금난에 허덕이며 존립이 위태롭던 팀에서 리그 상위권 팀으로 변신했다. 그 과정에서 팀의 간판 타자였던 박병호와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을 이뤘다. 히어로즈는 투수에 비해 어렵다고 여겨졌던 타자들을 2명이나 메이저리그에 진출시킨 팀이 됐다. 


이 모든 것은 현 이장석 대표의 경영능력이 기반이 됐다. 창단 초기 주력 선수들의 현금 트레이드 대한 비난과 FA 시장가를 그게 부풀렸다는 비난도 있었지만, 이장석 대표는 히어로즈 구단을 자생력을 갖춘 야구 전문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올 시즌에도 히어로즈는 수년간 스토브리그를 통해 주력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는 악재에도 단단한 전력을 유지하며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4위와 7경기 가까이 승차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히어로즈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기정사실이다. 


이런 성과에도 이장석 대표는 구단 운영에서 누적된 문제들이 터지면서 우기에 처했다. 만약 그의 신상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히어로즈 구단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구단주가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은 상황에서 당장 정상적인 팀 운영이 어려워지고 스폰서 계약의 파기로 이어질 수 있다. 다시 팀이 자금난에 봉착할 수 있다. 이는 구단 매각이라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히어로즈 구단은 상위권 전력과 함께 서울 연고에 국내 유일한 돔 구장을 홈으로 사용한다는 메리트가 있다. 프로야구의 인기가 여전한 상황에서 상당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스포츠 마케팅에 관심있는 팀들이라면 구미가 당기는 매물이다. 하지만 대기업으로 매각은 그동안 유지해온 히어로즈 구단만의 구단 운영방식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히어로즈는 제9구단 NC와 더불어 차별화된 구단 운영으로 프로야구 구단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줬다. 만약 대기업이 히어로즈 구단의 주인이 된다면 자금은 풍족해질 수 있겠지만, 어렵게 구축된 구단의 정체성이 사라질 수 있다. 이는 프로야구의 다양성이 사라지는 일로 긍정적으로만 바라보기 어렵다. 즉, 히어로즈의 위기는 우리 프로야구 전반에도 부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 


이 모든 사건의 책임은 구단주인 이장석 대표가 짊어져야 한다. 히어로즈의 구단을 반석 위에 올려놓은 공은 인정받아야 하지만, 비정상적인 구단운영에 법적 책임을 면할수는 없다. 그가 그동안 수차례 밝힌 대로 야구에 대한 열정과 꿈으로 구단을 운영하는 것이 맞다면 그의 책임감 있는 사태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렇게 구단 전체의 존립에 대한 문제가 발생했지만, 히어로즈는 흔들림없은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구단주의 법적 처벌이 현실이 된다면 선수단 전체가 평정심 유지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히어로즈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결과가 나올지 야구 전문기업 히어로즈의 꿈이 계속 이어지기에는 그 미래가 불투명해진 건 분명하다. 하지만 이 사태로 그동안 어려운 여건에도 상위권 팀으로 발돋움하는 데 온 힘을 다했던 선수, 코치진 등 선수단에 그 피해가 오는 건 막야야 한다.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페이스북,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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